4분기 경기 악화 전망…車·고무·의복 등
“수출 기업에 실효성 있는 안전망 필요”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는 등 수출 호조가 이어진 자동차 분야의 수출이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타 품목의 수출 전망도 좋지 않아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이하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3년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를 20일 발표했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 100보다 큰 값을, 반대의 경우 100보다 작은 값을 가진다.
무협협회에 따르면 4분기 EBSI는 90.2로 국내 기업은 수출 경기가 전 분기 대비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상승이 수요 부진, 원가 상승, 경기 둔화를 초래해 수출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69.5), 섬유·의복제품(75.5), 자동차·자동차부품(77.4) 품목의 4분기 수출 환경을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간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해온 자동차·자동차부품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해소로 인해 이연 수요(대기 수요)가 해소되고 미국 등에서의 경쟁이 심화하며 수출 호조세가 약화할 전망이다.
반면 선박(145.8), 무선통신기기·부품(120.7), 의료·정밀·광학기기(119.4) 등은 전 분기 대비 수출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항목별로는 상담·계약, 수출 대상국 경기 등 모든 항목의 지수가 100을 밑돌며 전 분기 대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제조원가(75.2), 채산성(84.3)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애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 수출국 경기 부진, 바이어의 가격 인하 요구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20.0%)은 지난 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최대 애로사항으로 지목됐다.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18.3%)을 애로로 꼽은 기업은 3분기 대비 가장 큰 폭(2.8%p)으로 증가했다.
김나율 무역협회 연구원은 “수출 기업이 수요 부진, 원가 상승, 단가 인하 압력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수입 원자재 할당 관세 적용을 연장·확대하고, 수출 기업에 무역 금융, 수출 바우처 등 실효성 있는 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