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ARM 기업가치 예상보다 최대 150억 달러 낮게 책정
“스마트폰 수요 감소 반영”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ARM(암)이 상장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애플, 엔비디아, 인텔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을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미 반도체 기업 AMD, 케이던스 디자인, 시놉시스 등도 투자를 위한 막바지 협상 단계에 있다. 이들 모두 ARM의 주요 고객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기업의 각 출자액은 최소 25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약 1321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업별 정확한 투자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주목할만한 점은 ARM 모회사인 소프트뱅크그룹이 설정한 ARM의 기업가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ARM의 기업가치를 500억~550억 달러로 책정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당 47~51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당초 시장에서 평가하던 이 회사의 기업가치 600억~700억 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로이터는 ARM의 일부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를 반영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ARM은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부진 영향으로 1년간 26억8000만 달러어치의 매출을 거둬 전년 대비 1% 감소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5억2400만 달러로 5% 줄었다.
전문가들은 ARM의 고객사 상당수가 ARM의 투자자로 참여한 것은 ARM과의 비즈니스적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경쟁업체에 우위를 내주지 않으려는 전략에 따른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에서 설립된 ARM은 스마트폰에 쓰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분야의 강자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암의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ARM은 지난달 2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를 위한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으며, 이달 중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가격은 미정이다. 투자 수요가 예상보다 크다고 판단될 경우 공모가격 희망밴드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