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셧다운 위기…공화당 삭감 요구에 ‘산 넘어 산’

입력 2023-07-2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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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까지 12개 세출 법안 처리해야
공화 강경파, 합의안보다 더 큰 삭감 요구
백악관 “합의 위반…대통령 서명 않을 것”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인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인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지난달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이어 이번에는 정부 기능이 정지되는 ‘셧다운’에 직면할 위기에 처했다.

여야가 지난달 부채한도 협상 타결 당시 합의한 정부 지출 상한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의회의 정부 예산 법안 처리가 지체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와 의회는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9월 30일까지 각각 다른 정부 부처의 예산을 다루는 12개의 세출법안을 처리해야 하지만, 아직 하나도 처리하지 못했다.

양측은 지난달 부채 한도 합의에서 지출 총액에 합의했지만, 하원 공화당 강경파는 정부 지출을 부채 한도 합의에 명시된 금액보다 더 줄이려고 하고 있다. 이들은 초당적 합의는 정부가 상한선 이상으로 지출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할 뿐 적게 지출하는 것은 괜찮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번 주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보훈부, 군사건설, 농업, 지방발전, 식품의약국(FDA) 등의 예산을 다루는 세출법안 2건을 하원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민주당이 반대해도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

백악관은 이미 비토(대통령의 법안 서명 거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매카시 의장이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하원 공화당이 추진한 군사건설 및 보훈 관련 세출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비영리 싱크탱크 양당정책센터의 빌 호글랜드 선임 부대표는 “부채 한도 합의는 다가오는 회계연도의 지출을 위한 금액을 정했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이 숫자를 하한선으로,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는 이를 상한선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도 많은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치권이 기한 내 세출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10월부터 공무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며, 필수 기능을 제외한 여러 정부 업무가 중단된다. 또한 식품 안전 검사, 국세청 운영 등 중요한 정부 서비스 업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WP는 “정부 셧다운은 디폴트만큼 치명적이진 않지만 수십만 명의 공무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고, 셧다운 기간이 얼마나 길어지느냐에 따라 미국 경제에 광범위하게 잠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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