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부양책 실망감 영향...“7.3위안까지 떨어질 수도”
중국 위안화 가치가 7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면서 위안화 가치는 하락하고, 투자심리는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단오절(Dragon Boat Festival) 연휴(22~24일)를 마치고 개장한 이날 역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전 거래일 대비 0.6% 떨어진 7.2198위안을 기록했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거래센터는 이날 오전 달러·위안화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36% 올린 7.2056위안으로 고시했지만, 역내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0.6% 오른 것이다. 달러·위안화 환율이 오른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역내 시장에서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인민은행이 매일 오전 위안화 기준 환율을 고시한다. 고시된 기준환율은 당일 은행 간 외환시장 및 은행 창구의 외환 거래에 참고 가격으로 활용된다. 당일 환율은 고시된 기준환율 2% 범위에서만 거래된다.
블룸버그는 위안화 가치 하락 속도를 늦추려는 당국의 노력에도 위안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역외 달러·위안화 환율의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지난 23일 위안화 환율은 중국 당국이 내놓은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앞서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주요 정책금리를 인하하고 당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었다. 하지만 인민은행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시장의 예상과 달리 0.1%포인트(p) 인하하는 데 그쳐 실망감을 키웠다. 앞서 시장에서는 인하 폭이 0.15%p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었다.
베키 류 스탠다드차타드 중국 매크로 책임자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 입장을 보인 상황에서 중국의 성장 회복은 예상보다 더디고 당국이 강력한 부양책을 내놓지 않아 위안화 가치가 단기적으로 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7.3위안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단오절 연휴 기간 중국 여행 관련 지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드리고 캐트릴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 환율 전략가는 “새로운 중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구체적인 뉴스가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만, 7월 중앙정치국 회의를 기다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