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ARM 상장 앞두고 알리바바 지분 대부분 매각

입력 2023-04-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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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상장 앞두고 현금 확보 위한 조치 평가
소프트뱅크 지분 최대 34%→3.8%로 축소
알리바바 고점의 3분의 1도 못 미치는 가격에 처분

▲소프트뱅크의 일본 도쿄 본사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회사 로고가 보인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소프트뱅크의 일본 도쿄 본사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회사 로고가 보인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 지분을 거의 털어냈다. 잇따른 투자 손실에 현금 확보를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올해 들어 72억 달러(약 9조5500억 원)어치의 알리바바 주식을 매각했다. 지난해 290억 달러가량 지분을 매각한 뒤 올해에도 대량 매도에 나선 것이다. 이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6% 급락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선불 선도계약(Prepaid Forward Contracts)’을 통해 이뤄졌다.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 주식을 매각하는 것을 담보로 미리 현금을 받는 일종의 옵션 계약이다. 계약 만기 전에 소프트뱅크는 현금 또는 알리바바 주식으로 상환할 의무가 있다. FT는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 지분을 되사들이는 대신 주식을 넘기는 것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지분은 이제 3.8%로 쪼그라들게 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알리바바의 오래된 투자자였다. 그는 2000년 2000만 달러를 투자해 스타트업이었던 알리바바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소프트뱅크는 2014년 지분이 34%에 달해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마윈(오른쪽) 알리바바 설립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019년 12월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마윈(오른쪽) 알리바바 설립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019년 12월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소프트뱅크의 투자펀드인 ‘비전펀드’가 막대한 투자 손실을 기록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2020년 마윈 알리바바 설립자가 중국 금융당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가 회사가 이후 몇 년간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 시달리면서 비전펀드 포트폴리오에도 타격을 줬다. 알리바바 주가는 2020년 고점 대비 70% 넘게 급락했다. 알리바바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내 투자 성과도 좋지 않았다. 올해 2월 발표된 지난해 4분기 비전펀드의 세전손실은 6600억 엔에 달해 4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알리바바 지분 매각은 소프트뱅크가 전례 없는 투자 손실과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뉴욕 상장을 앞두고 자금 조달이 시급한 가운데 나왔다. ARM 상장에 앞서 알리바바 지분을 처분해 지난해 비전펀드의 투자 손실을 메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바바 주가가 그동안 부진하면서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가 8년 전 뉴욕증시에 데뷔했을 당시와 비슷한 가격에 지분을 팔게 됐다. 금융정보업체 워싱턴서비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지난 14개월간 알리바바 주식 3억8900만 주를 평균 92달러에 팔았다. 고점 가격이 317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FT는 “알리바바가 곧 6개 회사로 분할해 새 출발을 하는 만큼, 마윈의 오랜 후원자인 손 회장의 역할도 사라진 것”이라고 짚었다. 전날 소프트뱅크는 계열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 아시아를 매각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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