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지 적자는 2배 늘어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상수지는 5억2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다.
또 전년 동월 58억7000만 달러 흑자에서 63억8000만 달러나 감소하며 적자전환했다. 다만 사상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1월(-42억1000만 달러)보다 적자규모는 줄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두 달 연속 적자를 보였지만 1월보다는 크게 줄었다"며 "상품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축소됐고 서비스수지도 여행 등을 중심으로 적자폭이 줄었다. 배당수입을 중심으로 본원소득수지 흑자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항목별 수지를 보면, 상품수지가 13억 달러 적자였다. 5개월 연속 적자일 뿐 아니라 1년 전(43억5000만 달러 흑자)과 비교해 수지가 56억5000만 달러 급감했다. 다만 적자 규모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던 1월(-73억2000만 달러)보다는 약 60억달러 축소됐다.
수출(505억2000만 달러)이 작년 2월보다 6.3%(33억8000만 달러) 줄었다. 지난해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처음 전년 동월보다 감소한 뒤 6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반도체(통관 기준 -41.5%), 화학공업 제품(-9.8%), 철강 제품(-9.2%)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25.0%), 중국(-24.3%), 일본(-5.4%)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반대로 수입(518억2000만 달러)은 1년 전보다 4.6%(22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이 감소한 반면 원자재는 증가했다. 특히 원자재 중 가스와 화학공업제품 증가율이 각 72.5%, 10.0%에 이르렀다.
서비스수지 역시 20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9000만 달러 흑자에서 1년 사이 수지가 21억2000만 달러나 줄어 적자로 돌아섰다.
세부적으로 운송수지는 2억2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운송수입이 수출화물운임이 하락세를 보인 데 주로 기인했다.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1년 새 4억3000만 달러에서 10억1000만 달러로 불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31억2000만 달러)는 작년 2월(15억6000만 달러)보다 15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본원소득수지 가운데 배당소득수지 흑자(23억5000만 달러)가 전년보다 16억2000만 달러 늘어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2월 중 11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6억6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3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각 24억8000만 달러, 14억5000만 달러 늘었다.
3월 경상수지의 경우, 상품수지는 개선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서비스수지는 개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이동원 부장은 "통관기준 3월 무역 적자액이 46억2000만 달러로 2월(52억7000만 달러)보다 줄어든 만큼, 3월 상품수지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서비스수지의 경우 긍정적, 부정적 요인이 모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단체 관광객 등이 아직 본격적으로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최근 일본·동남아 관광객이 많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화물 운임이 하락하면서 운송수지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