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코드 수개월 동안 온라인에 공개
구조조정 여파로 시스템 관리 약화
퇴직한 직원의 앙갚음 가능성도 제기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트위터 기업가치 200억 달러(약 26조 원)를 기준으로 새로운 주식 보상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했는데, 반년 새 기업 가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경쟁사인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의 시가총액 180억 달러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이다.
머스크는 이메일에서 “트위터는 다시 스타트업이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트위터가 파산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급격한 변화가 일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트위터의 미래가 낙관적”이라며 “쉽지는 않겠지만 향후 250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현재 부여된 주식의 가치가 10배 이상 뛸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머스크의 이런 자신감과는 별개로 트위터는 그의 인수 이후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고주들이 대거 등을 돌렸다. 수익 창출을 위해 도입한 유료 서비스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감원과 구조조정을 감행했지만, 접속 장애 등 부작용을 낳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프트웨어 설계 정보가 되는 ‘소스코드’ 중 일부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트위터는 지난주 개발자 간 오픈소스 공유 플랫폼 ‘깃허브’에 자사의 소스코드가 공개된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삭제 조치했다. 하지만 해당 소스코드는 적어도 몇 달간 온라인상에 공개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유출된 소스코드가 악용되면 사용자 데이터가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해커가 트위터 사이트를 다운시킬 가능성도 있다.
유출자와 유출 경로 등은 현재까지도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트위터는 캘리포니아주 북부 연방 지방법원에 유출자의 신원을 밝혀달라고 요청했으며, 자체적으로도 조사에 착수했다. 사내 조사 담당자들은 이번 문제의 책임자가 이미 지난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일부 외신들은 머스크의 대규모 정리해고 조치와 이번 사태를 연관 짓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례 없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시스템 관리 약화는 소스코드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머스크는 지난 2021년 말 7500명이었던 트위터 직원 숫자를 인수 이후 2000명 안팎으로 줄였다.
머스크에 앙심을 품은 퇴직 직원의 소행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스코드를 유출한 사람은 깃허브에서 ‘표현의 자유 지지자(FreeSpeechEnthusiast)’로 활동했다. 이는 자신을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Free Speech Absolutist)’라고 칭하는 머스크를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