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소은행 재무 건전성 악화 뇌관될 수도
중소·지역은행, 전체 상업 부동산 모기지 80% 보유
2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을 포트폴리오로 한 리츠(부동산투자신탁·REITs) 시장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최대 사무용 리츠인 ‘보스턴프로퍼티’와 생명과학·기술 관련 상업 부동산에 투자하는 ‘알렉산드리아리얼에스테이트이쿼티’는 전월 대비 20%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일부 상장 리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기록했던 저가를 갱신하기도 했다.
이미 은행들의 대출 심사가 강화돼 임차인들의 자금줄이 막히면서 리츠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번 은행 위기가 투자심리에 직격탄이 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상당수 상업용 부동산 리츠가 투자한 부동산 입주사들의 40%가 기술과 금융 관련 기업이다.
오피스와 같은 상업 부동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재택근무 보편화로 인한 수요 감소와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가치 하락을 겪었다. 반면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상업용 모기지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오르면서 임차인이나 부동산 소유주들의 부채와 이자 상환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이 지역·중소 은행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업체 트랩에 따르면 이들 은행은 임대 아파트 모기지를 포함해 약 2조3000억 달러(약 3008조 원)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전체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업 부동산 관련 모기지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들 중소은행이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 대출 중 2700억 달러가 올해 만기라는 점이다.
WSJ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이 제대로 상환된다면 시장이 안정되겠지만,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많아질 경우 중소은행은 물론 미국 전체 은행 시스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렙은 지난달 상업용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의 연체율이 전월보다 0.18%포인트(p) 오른 3.1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두 번째로 큰 상승 폭이다.
JP모건체이스도 17일 보고서를 통해 “SVB 사태로 지역은행 재무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상업 부동산 대출이 큰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은행 위기와 상업 부동산 문제가 맞물리게 된다면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