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국 견제 역할 커져
바이든 중국 비판 의식
“핵추진이지 핵무기 보유 잠수함 아냐” 선그어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에서 오커스 정상회담 후 호주 핵추진 잠수함 개발과 배치에 대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미국은 2032년께 3척의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판매하고 필요하다면 추가로 2척을 더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호주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핵잠수함 보유국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합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호주는 연내에 군·민간 인력을 미국과 영국 해군 등에 배치 훈련하고, 미국과 영국은 2027년까지 핵잠수함을 호주 퍼스 항구에 순환 배치하게 된다. 미국에서 잠수함을 받은 이후 2040년 초 호주는 미국이 기술을 제공하고, 영국이 설계한 자체 핵잠수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3국 정상은 2050년대 중반까지 영국 설계에 기반을 둔 핵추진 잠수함 8척을 호주에서 건조하기로 합의했다. 호주는 이번 합의로 향후 30년간 2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중국 견제 역할에서 호주의 역할이 대폭 커지게 됨을 의미한다. 미국은 2021년 중국을 견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목적으로 영국과 호주를 포함한 오커스를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호주와 프랑스가 추진하고 있던 잠수함 계약이 무산되면서 서방 동맹국인 프랑스가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핵잠수함은 연료 재충전을 위해 물 위에 떠오를 필요가 없어 재래식 잠수함보다 더 오래,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보유한 미국은 1958년까지 체결된 협정의 일환으로 영국에 관련 기술을 전수했지만, 이제까지 다른 나라와 기술을 공유하지 않았다.
NYT는 이번 합의로 호주가 군사력을 강화하게 됐지만, 동시에 중국과 더 큰 불화에 놓이게 됐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핵확산을 조장한다는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듯 “호주에 판매될 잠수함은 핵추진이지 핵 무장이 아니다”라면서 “이들 잠수함에는 어떠한 핵무기도 탑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