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급변하는 미국 정책 기조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잇따라 미국 전직 관료들을 영입하고 있다.
8일 한화그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대니 오브라이언(Danny O'Brien ) 폭스코퍼레이션 수석부사장을 한화그룹 내 북미지역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고위 임원으로 영입했다.
오브라이언 수석부사장은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인 한화큐셀의 수석부사장 겸 북미 법인 대관 담당 총괄로 합류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오브라이언 수석부사장 영입에 대해 "미국 태양광 사업 관련해 정책 관련 대응 업무 및 대정부향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브라이언 수석부사장은 2003~2006년 당시 바이든 상원의원의 비서실장을 맡다가 바이든 대통령과 인연을 만들어 2008년엔 부통령으로 출마한 바이든 대통령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폭스사 부사장 겸 정부 관계 책임자로서 이 회사의 입법, 규제 및 전략 정책 문제를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로 인해 사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오르라이언 수석부사장과 같은 대응 전문가를 영입해 발빠르게 움직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올해부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태양광 사업에 대해 세액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준다. 태양광 신규 시설 건설에 총 100억 달러(약 13조 원) 규모의 투자세액공제를 해준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관련 생산 세액공제 규모는 300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맞춰 한화큐셀도 25억 달러를 투자해 조지아주 태양광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한화큐셀은 미국 주택용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와 함께 다른 대기업들도 북미 지역 대관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 전직 관료 등을 잇달아 영입하는 추세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1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북핵 협상대표를 맡았던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를 포스코 미국법인의 고문으로 선임했다.
당시 포그코그룹 관계자는 "미국 정부 인사들과의 풍부한 네트워킹 자산을 통해 빠른 현지 정책트렌드 파악도 가능한 점을 고려해 비건을 고문으로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3월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를 북미법인 부사장 및 대외총괄로 영입했다. 리퍼트 전 대사의 한국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및 미국 정치권에 대한 원활한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LG그룹도 지난해 2월 미국 워싱턴DC에 신규 사무소를 개소하며, 공동소장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지낸 조 헤이긴을 영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