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확장도 고려”
전자업계, 미·중 충돌에 공급망 재검토 압박
애플의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로 ‘에어팟’을 생산하는 중국 전자부품업체 고어텍이 ‘탈중국’을 서두르고 있다.
고어텍의 요시나가 가즈요시 부회장은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 베트남 공장에 2억8000만 달러(약 3700억 원)를 투자하고 인도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팟은 물론 아이폰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도 생산하는 고어텍은 미·중 갈등 고조에 따른 악영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모국인 중국을 대체하는 새 생산기지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고어텍의 베트남 업무를 감독하는 요시나가 부회장은 “미국 기술기업들이 특히 우리와 같은 제조업체들에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를 찾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지난달부터 거의 매일 많은 고객사가 우리를 방문하고 있다. 언제 생산을 이전할 수 있느냐가 화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미·중 충돌은 이제 반도체와 자본 규제로까지 확대되면서 전자업계의 오랜 공급망에 대한 재검토를 압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제로 코로나’를 고집하면서 스마트폰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제품 생산이 중단돼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애플은 전 세계 공급망에 대해 비밀 유지를 강조하고 있어 공급업체 임원이 중국 의존도 축소에 나서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러나 애플의 가장 중요한 공급업체 10개사 중 9곳은 ‘메이크 인 인디아’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인도 같은 국가로의 대규모 이전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애플 생산능력의 10%만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데에도 8년이 걸릴 수 있다고 추정한다. 요시나가 부회장은 “그보다는 훨씬 빠를 것”이라며 “중국 기술 제조업체 대부분이 동일한 압박을 받고 있다. 생산기지 이전은 애플과 같은 브랜드를 보유한 회사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현재 베트남 생산시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러나 고객사들이 인도로 확장할 계획이 있는지 문의하고 있어서 그것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