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키로…40년 찬반 논란 마무리

입력 2023-02-27 11:11 수정 2023-02-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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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조건부 협의' 의견 양양군에 통보
1989년 전북 무주군 덕유산 곤돌라 허가 이후 처음

▲강원도 속초시 설악산 국립공원 권금성 관광 케이블카가 관광객들을 태우고 운행하고 있다. (뉴시스)
▲강원도 속초시 설악산 국립공원 권금성 관광 케이블카가 관광객들을 태우고 운행하고 있다. (뉴시스)

앞으로 설악산국립공원 대청봉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 있게 된다. 40여 년간 이어져 온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찬반 논란이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로 마무리되면서 사업 추진 동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환경부 소속 원주지방환경청(이하 환경청)은 27일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삭도(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조건부 협의' 의견을 양양군에 통보했다.

이 사업은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지구와 끝청 하단을 연결하는 3.3㎞의 케이블카 설치사업으로 2015년 8월 제113차 국립공원위원회의 공원계획 변경 '조건부 가결' 이후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돼왔다.

환경청은 양양군이 지난해 12월 28일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서에 대해 환경영향을 줄이기 위한 방안 등이 제시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980년대부터 추진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사실상 추진이 확정됐다. 앞으로의 절차는 '500억 원 이상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으로서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 등이 남았다.

이번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허가로 수십 년 만에 육상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새로 놓이게 됐다. 육상국립공원에 마지막으로 설치된 케이블카는 전북 무주군 덕유산리조트에서 덕유산 설천봉을 잇는 곤돌라로 이 곤돌라는 1989년 허가돼 1997년부터 운영됐다.

이 사업은 그간 찬반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찬성 의견은 케이블카 설치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고 '산을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이 줄어 환경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천연기념물 산양 등 동식물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게 되고 탐방객을 늘리면서 환경피해를 키울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전문기관 의견서를 보면 한국환경연구원(KEI)은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케이블카 설치는 부적절하다'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혁균형발전특위가 선정한 강원도 15대 정책과제 중 하나이고 김진태 강원도지사 선거공약이기도 하다. 또 최근 여당인 국민의힘 전당대회 강원합동연설회에서는 당 지도부와 당 대표 후보들의 오색케이블카 추진 약속으로 힘을 얻었다.

문제는 이처럼 정부가 전문기관과 결론을 달리해 사업 허가 결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사업을 둘러싼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이번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철저한 사후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 시행으로 인한 교란 및 회복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운영 시 사후환경영향조사 기간을 사업 준공 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고 사업 착공 이후 정기적으로 사후관리를 실시하여 예상치 못한 환경영향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적정한 대응 방안이 강구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단체는 이날 환경청의 결정에 대해 "환경부 아닌 환경파괴부"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설악산이 국립공원이자 천연보호구역, 세계자연유산, 백두대간 보호구역,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서 보호받는 지역"이라며 "설악산이 무너지면 다른 곳까지 무너진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환경부가 아니라 '환경파괴부'"라며 "한화진 장관도 역사에 이름을 두고두고 남기는 부끄러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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