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소통·협력과 전문성을 강조했던 기업들의 인재상이 올해에는 책임의식과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이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이 요구하는 3대 인재상은 △책임의식 △도전정신 △소통·협력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책임의식을 내세운 기업은 67곳, 도전정신은 66곳, 소통·협력은 64곳에 달했다. 이어 창의성(54개사), 원칙·신뢰(53개사), 전문성(45개사), 열정(44개사), 글로벌 역량(26개사), 실행력(23개사), 사회공헌(14개사) 순이었다.
인재상 조사는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공기업과 금융업 포함)을 대상으로 5년 주기로 조사가 이루어진다. 이번 발표는 네 번째 조사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인재상은 2018년 조사에서 중위권이던 ‘책임의식’이 1위로 부상했다. 반면 지난 세 번의 조사에서 상위권에 머물렀던 ‘전문성’은 6위로 급락했다. 지난 조사들에서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사회공헌’도 새롭게 등장했다.
보고서는 Z세대가 채용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기업들의 인재상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기업은 인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Z세대의 요구에 맞게 수평적 조직, 공정한 보상, 불합리한 관행 제거 등의 노을 하고 있다”며 “Z세대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조직과 업무에 대한 책임의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전문성에 대한 선호도 낮아진 것에 대해서는 “직무중심채용, 수시채용이 확산돼 대졸 취업자들의 직무 관련 경험과 지식이 상향 평준화됐고, 지원자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을 갖추고 지원하고 있어 인재상으로 강조할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사회공헌이 새로운 인재상으로 등장한 것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사회가 기업에 책임 있는 주체로서 이윤을 창출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이러한 인식을 구성원에게도 공유하기 위해 인재상에 반영한 결과”라며 “Z세대도 일을 선택하는 데 있어 회사가 세상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중시하는 경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원하는 인재상에 다소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전환, 경기둔화 등 대외불확실성이 증대함에 따라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상을 강조했다.
금융·보험업에서는 직원의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구성원들에게 도덕성을 강조하는 ‘원칙·신뢰’를 직원이 갖추어야 할 최우선 역량으로 내세웠다.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무역운수업의 경우 책임의식을 중시하고 있었다. 건설업은 현장 안전 차원에서 다양한 관계자와의 소통이 중요해짐에 따라 소통·협력을 최우선 역량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일호 대한상공회의소 고용노동정책 팀장은 “90년대생의 본격적인 경제활동 참여에 맞춰 기업들도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한편 Z세대에게도 기존에 정립된 문화와의 조화를 추구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올해 취업 한파가 예상되는 만큼 변화된 기업의 인재상을 꼼꼼히 파악하고 이에 맞춰 본인의 강점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