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회사 경영 안정화, 내수 활성화에 기여
대금 지급 규모 지난해보다 24.2% 증가
국내 주요 대기업이 설 연휴를 앞두고 협력사 납품대금을 조기에 지급했다. 협력사의 자급난을 덜고, 내수 활성화를 유도하며 ‘상생경영’을 실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은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에 물품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명절 전후 직원 상여금과 원자재 대금 등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협력업체들을 돕겠다는 취지다.
먼저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물산 등 11개 관계사가 협력회사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돕기 위해 1조400억 원 규모의 물품 대금을 최대 2주 앞당겨 지급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2차 협력사도 30일 이내 물품대금 현금 지급 △대금 지급 횟수 월 2회에서 4회로 확대 △원자재ㆍ최저임금 인상분 납품단가 반영 등을 통해 협력회사의 경영 안정화와 국내 기업들의 거래대금 지급 문화 개선에 앞장서 왔다.
LG그룹에서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계열사가 총 1조20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납품대금을 예정일보다 최대 11일 앞당겨 설 연휴 전에 지급했다.
LG 계열사들은 납품대금 조기 지급 외에도 협력사가 자금이 필요할 때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펀드, 직접 대출 등을 포함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1조2000억 원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협력사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납품대금 2조3766억 원을 지급일보다 최대 27일 앞당겨 지급했다.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도 설 이전에 2·3차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해 수혜 대상을 늘리고 대금 조기 지급의 효과를 확산할 방침이다.
SK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ㆍSK하이닉스 등이 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SK텔레콤은 ICT패밀리사와 함께 1100억 원, SK하이닉스는 1500억 원 규모의 중소 파트너사들의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거래 대금 지급 횟수를 월 3회에서 4회로 늘린 바 있다.
한편 재계에서 명절 납품대금 조기지급 문화가 확산하면서 그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는 ‘2023년 주요 기업의 설 전 하도급 및 납품 대금 조기 지급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주요 기업이 설 명절 전에 협력사에 지급할 납품 대금 규모가 7조7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조2000억 원보다 24.2% 증가한 규모다.
박철한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협력사에 대한 대기업의 동반 성장 온기가 2ㆍ3차 협력사까지 전해질 수 있도록 중견ㆍ중소기업에도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동반 성장 문화가 확산해 모든 기업이 넉넉한 설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