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가 뚜렷한 국내를 벗어나 일찌감치 ‘인구 대국’ 중국으로 향한 국내 임플란트 기업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는 임플란트 업계에서도 연매출 ‘1조 클럽’이 탄생할 전망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7791억 원을 달성, 연매출 1조 원 돌파가 유력하다. 2019년 처음으로 연매출 5000억 원을 넘긴 이 회사는 2020년 6316억 원, 2021년 8246억 원으로 파죽지세의 성장을 이어왔다.
3분기 매출은 2796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재차 경신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31.1%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57억 원으로 57.1% 증가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임플란트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독보적 1위 기업이다. 그러나 국내 치과용 임플란트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3900억 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매출의 70% 이상은 해외에서 발생한다. 글로벌 임플란트 시장은 5조4000억 원에 이르며, 미국과 유럽이 가장 큰 시장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전체 시장의 28.1%의 비중이지만, 아직 치과용 임플란트 보급률이 낮아 가장 빠르게 확장될 시장으로 꼽힌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주력 시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중국이다. 중국 임플란트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406만 개로 글로벌 시장에서 약 10% 비중을 차지한다. 잠재 시장은 2019년 1763억 위안(약 33조 원)에서 빠른 노령화에 따른 치아 상실 증가로 2030년 약 83% 성장한 3218억 위안(약 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의 인구 1만명 당 치과의사 수는 1.9명으로 아직 한국(5.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 치과의사 숫자와 함께 중국의 민간 치과전문병원 숫자도 해마다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임플란트 기업은 스위스의 스트라우만이지만, 중국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시장 점유율 33%로 1위, 국내 2위 업체인 덴티움이 25%로 2위이다.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더하면 58%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스트라우만의 시장 점유율은 22%로 3위에 그친다.
덴티움은 올해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늘어난 90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연간 누적 매출은 2619억 원으로, 올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 경신과 함께 3000억 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중국 매출은 2019년 1027억 원에서 2020년 1138억 원, 2021년 1682억 원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은 회사 전체 매출의 53.7%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중앙집중식 물량기반조달(VBP) 정책을 도입, 임플란트 소모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량 구매해 시술 비용을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임플란트 시장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고령 인구 확대 △식립 가능 의사 증가 △시술 비용 하락을 모두 갖추게 됐다.
VBP 정책으로 임플란트 브랜드의 평균판매가격(ASP)은 30~40%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국산 임플란트는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중저가 제품으로 시장 지위를 확립하고 있어 대량 구매에 따른 타격이 제한적이다. 중국 현지 임플란트 기업은 가격이 싸지만, 기술력과 안전성이 떨어져 경쟁력이 낮다.
반면 프리미엄 제품으로 통하는 스트라우만의 경우 직격타가 불가피하다. 스트라우만은 VBP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매출은 30~35%, ASP는 50~60%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VBP 정책에 따른 가격 조정으로 국내 임플란트 기업들의 실적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공급 수량 확대가 이를 상쇄해 오히려 긍정적일 것”이라며 “또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요 확대가 예상되면서 오스템임플란트는 생산시설을 확장하기로 했다. 기존 공장이 있는 부산 해운대구 석대첨단산업단지에 전체면적 1만3700㎡ 규모의 제2공장을 설립, 내년 하반기 가동할 예정이다. 제2공장은 연간 1300만 세트의 임플란트 생산이 가능해 연간 생산물량은 총 3000만 세트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