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도 초·중·고교 인근 ‘학세권’ 단지의 강세는 여전한 모습이다. 지난 몇 년간 자녀를 둔 30·40세대가 부동산 시장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안전한 통학 여건을 갖춘 단지가 탄탄한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21년 8월~2022년 8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46만226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30~40대 거래량은 30대 10만8525건, 40대 11만3246건 등 전체의 약 48%(22만1771건)를 차지했다. 아파트 매입자 2명 중 1명은 30·40세대인 셈이다.
젊은 세대의 맞벌이 가구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39세의 맞벌이 가구 비율은 51.3%로 2013년(41.5%)과 비교하면 7년 새 약 9.8%포인트(p)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연령의 평균 상승률(4.85%p)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실제로 학세권 입지는 청약 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올해 분양을 진행한 단지 중 교육시설 인근에 있는 단지들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의 경우 1순위 평균 80.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는 유치원부터 초·중·고교 예정 부지가 모두 도보권에 있다.
지난 7월 부산 동래구에서 분양한 ‘사직 하늘채 리센티아’는 달북초, 금강초, 온천중을 비롯해 사직고, 사직여고 등 명문학군이 가까운 학세권 단지로 주목받으며 1순위 평균 112.2대 1로 마감됐다. 지난 8월 경남 창원시에서도 대원초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힐스테이트 마크로엔’이 평균 105.32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교육시설을 둘러싼 주거 환경 역시 학세권 단지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학교보건법 시행령 제3조(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에 따라 학교에서 직선거리 200m 이내에는 폐기물처리시설, 숙박업소, 유흥업소 등의 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
아울러 교육시설이 몰려 있는 곳은 인근에 학원가, 독서실 등이 조성돼 우수한 면학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분양시장에 수요자들의 선별 청약이 확대되는 등 양극화가 커지면서 학세권과 같이 실수요 선호도가 높은 단지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만큼 올해 신규 분양하는 주요 학세권 단지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SK에코플랜트와 롯데건설은 서울 중랑구 중화동 일원에 들어서는 ‘리버센 SK뷰 롯데캐슬’을 이달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8개 동, 총 105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501가구(전용면적 39~100㎡형)가 일반분양 된다. 단지 인근에 신묵초, 묵동초, 장안중, 중랑중, 중화고 등이 있으며 경희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등의 대학교도 인접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