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공공재개발’ 꺾이자 서울 빌라 매수 절반 ‘뚝’

입력 2022-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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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아파트값 하락’ 여파
9월 서울 빌라 거래량 1452건
2013년 1월 이후 10년 만 최저치
“환금성 떨어지고 제때 매도하기
어려워… 빌라 매수 신중해야”

▲연초까지 호황을 누렸던 서울 빌라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촌 모습 (뉴시스)
▲연초까지 호황을 누렸던 서울 빌라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촌 모습 (뉴시스)

연초까지 호황을 누렸던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빌라는 지난해 주택거래 중 절반 이상 차지할 만큼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금리 인상, 아파트값 하락의 여파로 거래량이 줄어든 것은 물론, 매수세도 위축되고 있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 매매 건수는 145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4207건) 대비 66.5% 감소한 수치로 2013년 1월(1342건) 이후 9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 들어 거래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서울 빌라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3382건을 기록한 뒤 △올해 5월 3798건 △6월 3309건 △7월 2455건 △8월 2183건으로 쪼그라드는 추세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에 추격 매수, 영끌 수요들이 몰렸는데, 올해 들어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면서 매수세도 약해지는 분위기다.

공공재개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투자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재개발 호재를 노리고 빌라를 매수해 투자 수익을 챙기려는 투자가 성행했지만 정부가 지난해 2·4대책에서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 청산하기로 하면서 빌라는 한순간에 위험 자산이 됐다. 공공 주도 개발에 대한 불신이 큰 점도 한몫하고 있다.

영등포구 대림1동 A공인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아파트값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 매수 문의가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금리 인상과 아파트값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매수세가 꺾이기 시작했다”며 “투자 수요마저 위축되면서 경매시장에서도 인기가 식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 위축은 매매수급지수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조사 결과 서울 빌라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91.8을 기록했다. 서울 빌라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9월 113.3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하면 매도, 이상이면 매수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빌라값을 가늠할 수 있는 빌라 경매시장도 활기를 잃어 당분간 빌라 시장 약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 경매물건의 낙찰률은 12.7%로 주저앉았다. 8월 18.0%에 이어 2개월 연속 사상 최저치 경신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파트 시장이 활황일 때는 빌라 시장도 같이 따라서 오르는 형태였는데 지금은 다 위축된 상황”이라며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환금성이 떨어지고 제때 매도하기가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신중히 매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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