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파티 영상 유출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에 대해 정치인에게도 사생활이 필요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마린 총리가 24일(현지시간) 핀란드 라티에서 열린 집권당이자 친정인 사회민주당 행사 연설에서 "나도 사람"이라며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나도 가끔은 즐거움과 밝음, 재미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AP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마린 총리는 이어 "그러다 보면 나로선 (공개적으로) 보고 싶지 않은 사진이나 영상이 관련될 수밖에 없다. 여러분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린 총리는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 공개가 됐다. 이는 사적이자, 즐거움이자 삶"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우리가 여가에 무엇을 하는지보다 일터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를 보리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난 단 하루도 일을 거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유출된) 모든 것들은 이 나라를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하는 시기에 무관한 일"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마린 총리는 이날 연설 도중 감정에 북받친 듯 울컥하기도 했으며, 연설이 끝난 뒤에는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2019년 34세로 당시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된 마린 총리는 지난주 핀란드 가수, 방송인, 국회의원 등과 함께 격정적으로 춤을 추며 즐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영상에서 마약을 뜻하는 은어가 들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마린 총리는 자진해서 마약 검사까지 받았다.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23일에는 마린 총리의 친구들이 관저에서 찍은 부적절한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면서 또 한 번 물의를 빚었다. 마린 총리는 해당 사진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잇단 논란에 핀란드 안팎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현안 등으로 안보상 중요한 시기에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 처신이 부적절하다는 비판과 함께 한편으로는 정치인에게도 여가를 자유롭게 즐길 권리가 있다는 옹호론도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