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칩4',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미국 주도의 경제협력체가 발족하는 올해를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의 변곡점으로 판단하고 진출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전기전자, 자동차 등 국내 핵심 업종의 중국 내 매출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각 기업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중국 매출은 지난해 29.4% 대비 3.0%포인트 하락한 30조462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중국 매출 비중은 3.7%에서 3.3%로 0.4%포인트 줄었다. 현대차는 상반기 중국 시장 판매량이 작년보다 절반(49.8%) 가까이 감소한 9만4000대(도매 기준)에 그쳤다. 기아도 27.2% 감소한 4만5000대를 판매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중국 내 매출이 감소한 배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 정책, 경제성장률 둔화 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만, 미국의 중국 경제 포위망에 한국이 가세하면서 커지고 있는 '반한 감정' 탓도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칩4, IPEF에서 볼 수 있듯이 한중 관계는 미국과 일본, 대만 등이 복잡하게 얽힌 다자 관계로 변화했다"면서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만큼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주도로 이뤄지는 한국, 일본, 대만의 반도체 동맹인 '칩4'의 경우 중국의 신경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개별 기업들이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국가 간 협의체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실리적인 외교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계속 약화하고 있다"며 "지난 30년간 현지 기업들의 기술은 상당히 발전해 왔고 품질도 뒤처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의 전략도 가성비를 내세우던 과거의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