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가 이례적으로 신제품 출시회를 열었다. 신제품은 전남 보성 녹차잎을 먹어 자란 돼지 등 국내산 재료를 활용했다. 해외 수제버거 업체들이 국내에 상륙하는 등 국내 햄버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국맥도날드는 29일 서울 강남구 맥도날드 신사역점에서 테이스트 오브 코리아(Taste of Korea, 한국의 맛)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성녹돈 버거'를 공개했다.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고품질의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해 신메뉴를 출시하는 것이다. 지난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인 '창녕 갈릭 버거'는 출시 후 한 달간 158만 개 이상 판매됐다.
이번에 선보인 보성녹돈 버거는 전남 보성 녹차잎 사료로 충청 지역 농장에서 키워낸 보성녹돈 패티가 담겨 있다. 보성녹돈은 국내산 프리미엄 돈육으로 다른 돈육에 비해 비타민B1, 리놀렌산 함량이 높다.
돼지고기 패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한국맥도날드 총괄 셰프 최현정 이사는 "조사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기가 바로 국내산 돼지고기"라고 설명했다. 햄버거에 있는 양배추와 적양파, 토마토도 모두 국내산이다.
소스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햄버거와 조화를 이루는 스파이시 치즈 소스는 체다 치즈와 그라나파다노 치즈, 카옌 페퍼를 조합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매콤한 맛을 구현했다.
보성녹돈 버거는 30일부터 전국 맥도날드 매장에서 판매된다. 단품은 6300원, 세트는 7600원이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맥런치 시간에는 세트 메뉴를 6800원에 선보인다.
1년에 수차례 신제품을 선보이는 업계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맥도날드가 신제품 출시회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비슷한 시기에 신제품을 선보인 롯데리아, 버거킹도 별도 행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최근 1~2년 동안 총괄 셰프까지 나와 신제품 출시회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가 행사를 진행한 이유는 치열해진 국내 햄버거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국내 햄버거 시장은 오랫동안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등이 장악해 오다가 2010년대 이후 맘스터치,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 등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경쟁 구도는 재편됐다.
여기에다 해외에서 명성을 떨친 수제 버거 업체들도 국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쉐이크쉑 버거는 2016년 SPC삼립과 손잡고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 가이즈도 서울 상륙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 업체와 국내 입점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경쟁에서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한국맥도날드는 판단했다.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늘면서 국내 햄버거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2015년 2조3000억 원에서 2020년 2조9600억 원까지 커졌다. 지난해에는 4조 원에 이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차별화된 신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최 이사는 "앞으로도 고품질의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신메뉴를 선보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