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후 치솟던 가격, 경기침체 우려에 주춤
전쟁 장기화·폭염, 가격 추가 상승 변수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는 내달 1일 시작하는 새 회계연도에 맞춰 연간 50만 톤, 기존 수입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밀 수입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현재 500만~550만 톤 규모의 밀 수입을 계획하고 있다”며 “남은 재고는 5.7개월 치로 충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수입을 줄이는 대신 이집트는 자체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우선은 보조금 지급을 통해 밀가루를 담당하는 제분업체 생산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인구 1억 명이 넘는 이집트가 밀 수입을 줄이기로 하면서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치솟았던 밀 가격은 현재 주춤한 상태다.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밀 선물 가격은 지난달 중순 부셸당 12.77달러 선을 기록한 후 현재는 9.23달러 선까지 내렸다. 다만 전쟁 직전 기록했던 7~8달러 선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농업 컨설팅업체 아그리텔은 경기침체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줄였고 이에 밀 가격도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북반구에서 밀 수확이 시작된 점도 가격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투자은행 메이뱅크의 추아 학빈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식량 위기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폭염 등 날씨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해 밀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보고서에서 EU의 밀 수확량 전망치를 평균 이하로 하향했고, 시장예측기관 막사는 7월 초까지 미국 대부분의 농가에서 수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밀 가격은 4월 초 이후 최저 수준에 도달했지만, 일부 주요 생산국이 겪는 기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우크라이나 밀 수출은 러시아 침공으로 계속 줄고 있고, 이러한 요인들은 향후 가격을 지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