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광주 학동 참사 재개발사업 시공계약 유지

입력 2022-06-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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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공사비ㆍ입주지원비 등 제시…조합원투표 92.5% 찬성

▲지난해 6월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지난해 사상자 17명의 철거건물 붕괴 참사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아파트 시공권을 유지하게 됐다.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17일 조합원 정기 총회를 열어 시공계약 지속 여부 안건을 표결에 부쳐 처리했다. 이번 표결에서 현산이 제시한 조건을 수용해 시공 계약을 유지하자는 의견은 583표(92.5%), 반대 31표(4.9%), 기권ㆍ무효 16표(2.5%)를 기록했다.

조합은 ‘학동 참사’라고도 불리는 지난해 6월 철거건물 붕괴 참사에 이어 올해 1월 건설노동자 6명이 숨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하자 현산에 시공계약 지속 여부 결정을 위한 조건 제시를 요구했다. 현산 측 제안 발표회 등을 거쳐 총회에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현산은 시공계약을 유지하고자 안전관리 계획과 여러 가지 혜택을 제시했다. 조합원 추가 부담이 없는 확정 공사비, 가구당 1000만 원 입주지원비 지급, 특정 품목(옵션) 무상 제공, 내ㆍ외장재 변경, 하자 보증기간 연장 등이 제시안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학동4구역 재개발은 2311세대 규모로 29층 아파트 19개 동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산이 철거공사를 발주한 학동4구역에서는 지난해 6월 9일 해체 중이던 지상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잔해에 매몰돼 승객 9명이 숨지고, 운전기사와 다른 승객 등 8명은 다쳤다.

검경 수사와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다단계 재하도급이 만연하고 해체계획서를 따르지 않은 불법 공사가 붕괴의 직접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산 현장소장 등 붕괴 직접 책임자로 기소된 공사 관계자 7명은 지난 13일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각각 징역 7년 6월~금고 5년을 구형받았다. 현산이 참사와 관련해 본사 담당 자치단체인 서울시로부터 받은 2건의 8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은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효력이 정지되거나 과징금 4억623만4000원으로 대체됐다.

사고 발생지 담당인 광주 동구가 참사 수습 비용으로 현산에 청구한 3억9000여만 원의 변상은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피해자 가족 변호사 선임 비용, 사망자 49재 비용, 생활안정자금 지원 비용 등이 청구액에 포함됐다. 현산은 참사로 귀결된 불법 재하도급 철거 공사의 책임 소재를 가려내는 형사재판 1심 판결을 받아보고 나서 동구에 관련 입장을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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