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간자금 수요 침체…5월 중장기 대출 40% 감소

입력 2022-06-1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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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주택 자금 용도 중장기 대출, 1년 연속 줄어
전체 대출 늘었지만, 대부분 기업용 단기 자금
‘제로 코로나’에 기업·가계심리 위축…특히 부동산 침체가 영향 미쳐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제기

중국 민간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다. 민간자금 수요 침체가 한층 뚜렷해진 것이다. 설비나 주택 구입에 충당하는 중장기 자금의 은행 대출이 지난달에 전년 동월 대비 40% 감소했다고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집계한 5월 위안화 신규대출은 1조8900억 위안(약 361조 원)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이는 4월의 56% 감소에서 개선된 것이지만, 대분은 기업용 단기 자금이었다. 단기 자금은 11배 팽창해 수익이 악화된 기업들이 운전자금 확보를 서두르는 모양새다.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설비투자와 주택구입에 충당하는 자금은 일반적으로 대출 기간이 길다. 지난달 신규대출분 중 1년을 넘는 중장기 자금 대출은 40% 줄어 지난해 6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면 차단을 노리는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기가 악화해 기업과 가계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라고 닛케이는 풀이했다.

특히 개인 대출 침체가 눈에 띈다. 지난달은 76%나 급감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엄격한 이동 제한과 더불어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아파트 구입을 관망하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이다.

기업의 중장기 자금 대출도 15% 줄었다. 설비투자 이외에도 주택시장 조정으로 부동산 개발사들이 신규 사업 추진을 꺼리고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중장기 자금 수요를 자극하고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기 시작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기준이 되는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종전의 4.60%에서 4.45%로 0.15%포인트 인하했다. 중국 저상증권은 “5년물 LPR를 추가로 0.15%포인트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기업들의 신중한 자세는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흐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현금과 기업 당좌예금 등을 합친 협의통화(M1)는 지난달에 전년 동월 대비 4.6% 증가에 그쳐 4월의 5.1%에서 둔화했다. 대조적으로 정기예금과 가계예금을 더한 광의통화(M2) 증가율은 11.1%에 달해 2020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의 보유자금이 늘었다. 여기에 중국 광파증권은 “기업들이 세금 환급으로 당좌예금이 늘어났는데 더 많은 이자를 얻고자 정기예금 등으로 옮겨가면서 M1과 M2의 증가세에 차이가 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 사이에서 세금 환급으로 얻은 일시적인 자금을 설비투자 등으로 돌리려는 긍정적인 움직임이 아직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닛케이는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경기회복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는 가운데 자금 수요가 공적 부문에 치우쳐 있다”며 “기술혁신을 할 가능성이 있는 민간의 자금 수요가 지금처럼 식은 상태라면 향후 생산성 향상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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