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31일은 ‘세계 금연의 날(World No Tobacco Day)’입니다. 담배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을 높이고 담배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1987년 제정한 기념일입니다.
WHO는 31일(현지시간) 35회차 세계 금연의 날을 주제로 ‘담배-환경에 대한 위협(Tobacco: threat to our environment)’을 제시하고, 담배산업의 환경 파괴 심각성을 알리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담배 지구를 중독시키다(Tobacco: Poisoning our planet)’ 보고서를 통해 WHO는 담배가 환경과 인간의 건강을 얼마나 해치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고, 담배산업계가 더 많은 책임을 져야한다고 촉구합니다.
보고서는 담배로 인해 매년 800만 명이 사망하고, 담배산업은 6억 그루의 나무를 베어지게 하고, 20만 헥타르의 땅과 220억 톤의 물을 소비하고 약 8400만 톤의 이산화탄소(CO₂)를 유발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WHO에 따르면 담배가 재배되는 나라의 대다수는 중·저소득 국가로 식량 생산을 위해 물과 농지가 절실히 필요한 곳입니다. 그럼에도 담배산업은 치명적인 담배 재배를 위해 토지를 사용하고 있고, 더 많은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보고서는 담배의 생산·가공·운송으로 인한 탄소 발자국이 매년 민간 항공업계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5분의 1에 해당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고 경고합니다.
WHO 건강증진 책임자 루디거 크레치 박사는 “담배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버려지는 것이자 7000개 이상의 독성물질이 함유돼 있다”면서 “매년 약 4조5000억 개의 담배 필터가 우리의 바다와 강, 도시, 보도, 공원, 토양과 해변을 오염시킨다”고 지적합니다. 여기에 버려지는 담배 필터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WHO는 국민 건강화 환경 보호를 위해 담배 필터를 금지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WHO는 버려진 담배를 청소하는 비용 부담이 담배산업계가 아닌 납세자들에게 몫이 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WHO에 따르면 중국은 연간 26억 달러, 인도는 7억6600만 달러, 브라질과 독일도 2억 달러를 넘는 비용을 지출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WHO는 원인을 제공한 담배산업계가 오염 제거 책임을 지게 하는 ‘확장된 생산자 책임제도’를 성공적으로 시행한 몇몇 국가와 같은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WHO는 담배 재배 농가를 지속가능한 작물로 전환하도록 하고, 강력한 담뱃세 시행, 금연 서비스 제공 등을 촉구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31일 35회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담배, 그 시작과 끝은 모두 환경 파괴입니다’를 주제로 기념식을 열고, 담배로 인한 건강 위협뿐만 아니라 환경 파괴의 심각성과 금연의 중요성을 적극 알리기 위해 금연을 촉구하는 고(故) 이주일씨의 특별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주일씨는 영상에서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국민 여러분, 담배 끊어야 합니다”라며 담배의 해로움과 금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는 올해 첫 번째 금연 광고로 전자담배에 대한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속마음을 대비해 전자담배 역시 결코 합리화할 수 없는 담배임을 보여주는 ‘전자담배 편’고 이날 공개했습니다. 최근 사용자가 늘고 있는 전자담배 역시 궐련형 담배와 마찬가지로 해롭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세계 금연의 날 기념에서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담배는 만들어지는 첫 순간부터 환경을 파괴하고, 흡연자 개인의 건강을 해치고 가족, 이웃 등 주위 사람에게 간접흡연의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물론, 버려진 이후에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금연은 이제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지구를 지키기 위해 필수임을 인식해야 하며, 국민, 모두가 ‘담배 없는’ 건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에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