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멤버십 회원비를 인상하며 수익성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올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해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만성 적자 기업'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가 서비스 공세'의 대명사인 와우멤버십 혜택을 줄이는 것은 흑자 전환을 위한 수익성 개선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2019년 첫선을 보인 와우 멤버십은 단 한 건의 제품이라도 배송과 반품을 무제한, 무료로 해주는 초저가형 서비스다.
플랫폼 기업 특성상 '록인 효과'를 노리고 소비자들을 선점해온 쿠팡은 와우 멤버십 혜택을 위해 투자한 액수만 수조 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격적으로 초기 회원을 끌어모으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지만, 매년 수천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감수해야 했기에 적자 기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분위기가 반전된 건 올해 1분기부터다. 쿠팡은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한 51억 1668만 달러(한화 약 6조5212억 원)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 올린 50억 7669만 달러의 매출에 이어 2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한 수치다. 올 1분기 영업손실도 2억570만 달러(약 2621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손실폭이 23%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쿠팡이 수익성 개선 구간으로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1분기 말 기준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 고객(Active Customers) 수는 1811만 명으로, 지난해 1분기 말 1603만 명보다 13% 늘었다. 활성 고객의 1인당 구매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262달러)보다 8% 증가한 283달러로 집계됐다.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 수 역시 900만 명으로 고객당 매출도 전년 대비 16% 늘었다.
이번에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한 쿠팡 와우멤버십 비용 인상이 마무리될 경우 3분기에만 500억 원 내외의 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스톡옵션, 상장 관련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규모는 오히려 400억 원가량 늘어났지만 EBIT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기준)로 유통사업부문(프레시 포함)은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라면서 "회원 이탈이 없으면 산술적으로 3분기 500억 원 이익 개선이 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쿠팡은 올해 초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왔다. 쿠팡이츠 배달 수수료 개편이 대표적이다. 지역, 날씨 등과 관계없이 배달 라이더들에 고정 배달비를 지급하는 리워드 프로그램은 지난 1월 중단됐다. 공격적으로 배달 유통망을 확보한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리테일 플랫폼의 특성상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 확보가 쿠팡의 남은 과제로 꼽힌다. 올해 1분기 기준 쿠팡의 온라인 유통 시장 점유율은 약 23%로 경쟁사에 비해서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아직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했다고 말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아직 독점 지위를 가진 플랫폼이 없는 상황이다. 쿠팡이 멤버십 비용을 올리는 것도 회사 입장에선 절박한 특단의 조치"라면서 "여전히 외형확대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단계라 단기간에 점유율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