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 조사
방일 첫날 기업 후원행사, 우크라이나 지원금도
미국, 중국 이어 분담금 3위, 조사 전부터 우려
NHK방송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18일 도쿄에 도착해 전날부터 이틀간 후쿠시마 원전 시찰에 들어갔다. 이날까지 사흘 일정으로 입국한 만큼 곧 조사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IAEA가 조사하는 부분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이다. 지난해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수 방출을 공식화했고, 한국 정부가 검증되지 않은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을 반대하자 IAEA는 현지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찰에 앞서 첫날 잡힌 일정은 후원행사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기업들과 학회 관계자들을 불러모았다.
IAEA는 보도자료에서 일본 기업들에 암 퇴치를 위한 지원을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암 퇴치와 그 이상의 부문에서 일본과 파트너십을 계속 이어가게 돼 기쁘다”고 말했고, 우에스기 겐타로 일본 외무성 차관은 “일본은 캠페인을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시찰 첫날이었던 19일에는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이 그로시 사무총장을 만나 우크라이나 현장조사 지원 명목으로 IAEA에 200만 유로(약 27억 원) 지원을 약속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원전 사고를 막기 위한 중요한 업무를 일본이 지원해줘 대단히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을 2시간 견학한 그는 “2년 전 마지막으로 공장을 방문한 이후로 놀라운 진전이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일본이 암 치료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추가 지원금을 내놓은 것은 IAEA 사무총장 말처럼 칭찬받아야 할 결정이지만, 문제는 지금이 조사를 받는 기간이라는 것이다.
특히 일본은 IAEA 예산에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그동안 조사의 형평성은 줄곧 문제 돼 왔다. 지난해 IAEA가 발표한 예산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예산에서 일본 분담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8.2%로, 미국(25.3%)과 중국(11.6%)에 이어 세 번째다. 반면 한국은 보고서에 명시된 10개국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활동이든 후원금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하지만 NHK는 그로시 사무총장이 시찰도 하기 전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을 만나 진행한 비공개 회담에서 “검증을 마치면 전 세계인들이 '처리수는 건강이나 환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밝혔다고 보도해 불안감을 키웠다.
오염수가 방류되면 영향을 받을 중국도 경계하기 시작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본 방류는 이기적인 행동이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일본은 방류 계획을 추진하기보다 적절한 오염수 처리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