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손실 68억달러 달해
지난해 39.3% 손실…올해 23% 추가 손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멜빈캐피털은 펀드를 폐쇄하고 투자자들에게 현금을 돌려줄 계획이다. 게이브 플롯킨 설립자는 “지난 17개월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지만 최근 수익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이제 자산관리에서 한 걸음 물러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멜빈은 2020년까지만 해도 잘 나가는 헤지펀드 중 하나였다. 수수료를 제외한 연간 수익률 30%로, 월가에서 최고였다. 특히 공매도로 이름을 날렸다. 2015년 멜빈캐피털의 펀드 수익에서 공매도가 차지한 비율이 67%에 달했다.
멜빈캐피털의 악몽은 지난해 1월 개미들과 전쟁을 치르면서 시작됐다. 멜빈캐피털은 대표적 밈주식인 게임스톱의 사업 전망이 비관적이라 판단해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부분적으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 초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을 중심으로 뭉친 미국 개미들이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언,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연초 17달러였던 주가는 1월 29일 325달러까지 치솟았다. 게임스톱 주가 폭등으로 멜빈캐피털의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하루 손실액만 10억 달러가 넘었다. 이에 따라 작년 1월 기준 공매도 손실은 68억 달러(약 8조6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생존 위기에 내몰린 멜빈캐피털은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 등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받아 다른 투자에 나섰으나 지난해 성적은 39.3%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증시를 도배하면서 약세장이 이어진 탓에 4월까지 23% 추가 손실을 봤다.
플롯킨은 새 수수료 시스템을 도입해 만회를 시도했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냉담했다.
가장 성공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이름을 날렸던 플롯킨은 결국 개미들과의 전쟁에서 입은 상처를 만회하지 못한 채 사업을 접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