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전문가가 최근 미 증시 상황을 빗댄 말이다. 이 전문가의 말 그대로 미국 증시는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다만 큰 빙하 하나로 위험에 처했던 타이태닉호와 달리 미 증시를 뒤흔드는 악재는 한두 개 아니다. 동시 다발적인 악재가 곳곳에서 터지면서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다.
최근 미 증시를 끌어내린 것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빠르게 고강도 긴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었다. 인플레이션 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건 시장에서 기정사실화됐다.
미국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자이언트스텝(0.75bp, 1bp = 0.01%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 있도 있다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후 2시 30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6월 회의 7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93.8%로, 50bp 금리 인상 가능성은 4.2%로 보고 있다.
5월에 기준금리가 50bp 인상될 가능성은 97.9%로 보고 있다. 5월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상될 경우 현행 0.25%~0.50%인 연준의 기준금리는 0.75%~1.00%가 된다. 이후 6월에 또다시 75bp가 인상되면 6월 금리는 1.50%~1.75%가 된다. 연준이 75bp씩 금리를 인상했을 때는 1994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7월에도 금리를 50bp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월 50bp 금리 인상 가능성은 현재 85.1%이다.
물가도 심각하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은 금리인상을 더 자극하고 있다.
세계은행이 내놓은 상품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식량·에너지 가격이 향후 3년간 상당 부분 유지되면서 세계 경제가 1970년대 경험했던 스태그플레이션에 다시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피터 네이글 세계은행 경제학자는 “가격 상승이 경제적, 인도적으로 큰 영향을 미쳐 전 세계 가계가 생활비 위기를 느끼고 있다”면서 “소득 대부분을 식량과 에너지에 지출하는 가난한 가정들이 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2020년 4월 이후 가격이 배 이상 치솟은 유럽의 천연가스다. 세계은행은 천연가스 가격이 내년과 2024년 하락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15%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도 2024년까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정도를 유지하면서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발 악재까지 겹쳤다. 중국 상하이의 봉쇄에 이어 수도 베이징의 봉쇄 여부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중국 수도 베이징이 전체 주민의 약 90%에 해당하는 2000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핵산(PCR) 검사를 실시한다. 뒤늦게 전수조사에 나선 상하이와 달리 확산 초기에 대규모 검사를 실시함으로써 감염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중국 정부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베이징의 봉쇄조치 여부를 결정한다.
문제는 중국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계속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심화하고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상하이는 봉쇄 조치가 반영되지 않은 1분기 실적에서도 기대보다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상하이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코로나19 충격에 3.1% 성장하는데 그쳤다. 톈진의 성장률은 0.1%에 불과했다. 봉쇄가 전방위로 확산된 4월 수치가 반영될 경우 2분기엔 성장세가 더 둔화될 수 있다.
전년동기대비 1분기 성장률을 보면 톈진 0.1%, 상하이 3.1%, 광둥성 3.3%, 장쑤성 4.6%, 허난성 4.7%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모두 코로나19로 대규모 혼란을 겪은 지역이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경제성장률 4.8%에 못 미치고 연간 목표치 5.5% 안팎보다는 대폭 떨어진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