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면에서 일리 있는 말이다. 식당, 카페, 술집뿐 아니다. 지난 주말 열린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한 관중들은 좌석 간 띄어앉기 없이 자유롭게 ‘치맥’을 즐겼다. 야구장이 천장이 뚫려 있는 ‘반 야외’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직접 가본 사람들은 다 안다. 좌석 간 다닥다닥 붙어 앉아 격렬하게 응원가를 ‘떼창’하는 한국식 응원 문화 안에서 취식을 하는데 비말로부터 자유로울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즐거움을 회복하려는 용기 있는 시도’라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극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상의 즐거움을 회복해야 한다. 극장은 정부의 강제사항이 아님에도 여전히 좌석 간 띄어 앉기 규칙을 지키고 있다. 혼자보다는 두 명 이상이 영화를 관람하러 오는 극장 특성상 예매 시 연석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CGV는 이 경우 일행의 옆자리를 자동으로 한 칸 띄우게 만드는 예매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극장이 밀폐된 공간이기에 취식에 더 엄격하다는 주장도 이제는 공허하다. 식당, 카페, 술집 역시 사방이 ‘전면 개방’된 경우는 흔치 않다. 오히려 정면의 스크린만 바라보고 한 방향으로 앉아야 하는 극장 특성상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식당, 카페, 술집보다 감염의 부담이 덜 하다고 볼 만한 측면도 있다. 취식 허용 시 영화 상영 전 캠페인 영상을 통해 ‘대화 자제’ 안내를 재차 내보내는 것도 당장 실행 가능한 대안 중 하나다.
취식 금지는 근본적으로 관객의 즐거움 면에서 큰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관은 컵라면처럼 지나친 냄새를 유발하는 음식이 아니라면 외부에서 사온 음식을 먹는 것에도 제한을 두지 않아왔다. 극장 입장에서는 통상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는 매점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이 취식을 통해 영화를 관람하면서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즐거움을 보장하는 것 또한 중요했기 때문이다.
극장업계는 18일 정부가 발표할 새로운 거리두기안에서 취식 금지가 완화되기를 바라는 모양새다. 일상으로 돌아갈 용기가 필요한 시점, 형평성에 맞는 조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