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7년 만에 생산기술직도 채용
불황 털어낸 만큼 부족한 인력 충원 힘쓸 듯
최근 긴 침체 늪에서 벗어나 시황 회복 중인 조선·해운업계가 잇달아 공개채용 공고를 내고 인력 모집에 나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자사 인재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이번 채용공고를 통해 채용할 인원은 조선해양ㆍ건설기계ㆍ에너지 사업 부문 약 400여 명으로 모집 분야도 설계, 연구, 생산관리, 영업, 재경, 정보통신기술 등 다양하다.
현대중공업은 연초 선발을 완료한 수시 채용 인원까지 포함하면 올 상반기에만 800여 명을 채용한다. 이는 조선업계 불황이 시작된 2014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불황을 극복하면서 올해 7년 만에 생산기술직도 공개 채용에 나선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7일까지 제관ㆍ배관ㆍ기계ㆍ전기 등 4개 직종에 걸쳐 생산기술직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같은 기간 계열사 현대미포조선도 선각용접ㆍ선각취부ㆍ배관ㆍ전기ㆍ기계 등 5개 직종에 걸쳐 직원을 채용했다.
한편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도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다.
HMM은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 채용한다고 16일 밝혔다. 모집대상은 영업ㆍ영업관리ㆍ영업지원, 관리지원, IT 부문이며 채용인원은 20∼30명 사이다.
이처럼 조선ㆍ해운업계가 인력 충원에 나선 것은 오랜 불황을 털어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2015년부터 업계의 장기적인 불황이 시작되면서 사무, 설계, 생산 관리 등 숙련된 직군에 대해 인력감축이 진행돼왔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조선업황 개선에 따라 조선업계가 역대 최고 수주 실적을 기록할 정도로 수주가 대폭 증가했다. 해운업계 역시 선가와 물동량 상승에 따라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업황이 회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력 확보 필요성도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수주액 458억 달러(약 54조4800억 원)가량의 선박을 수주하면서 2~3년 치 일감을 확보한 동시에 연간 수주 목표액도 45%를 초과했다.
글로벌 선박 발주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해상 물동량도 올해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 조선ㆍ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은 123억8600만 톤(t)으로 전년(119억 7400만 톤) 대비 3.4%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 2019년의 해상 물동량이었던 119억 9900만 톤을 뛰어넘는 수치다.
선가 상승 추이 역시 상승세다. 10일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주 신조선가 지수는 154.42포인트(p)를 기록하며 지난해 3월 초 129포인트와 비교해 약 20%가량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 수주한 선박이 일감으로 본격적으로 전환되는 시기인 만큼 인력 충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이번 채용은 연구개발 및 엔지니어링 관련 인력 확보 필요성 등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