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가격 미쳤다”...하룻새 톤당 101,365달러로 111% 폭등

입력 2022-03-08 16:52 수정 2022-03-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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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 가격 추이. 블룸버그
▲니켈 가격 추이. 블룸버그
니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8일(현지시간) 국제 지표인 영국 런던금속거래소에서 니켈 가격은 한때 10만 달러 이상으로 뛰었다.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의 공급 불안을 의식한 사재기에다 헤지 목적으로 팔려고 내놨던 시장 참가자들이 매물을 급히 회수하면서 불안 심리의 방아쇠를 당겼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강철과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 가격은 이날 장 마감 후 t당 최대 111% 뛴 10만1365달러에 거래됐다. 사상 최고가다. 니켈 가격은 전날에도 66% 상승한 채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거래소에서는 오후 3시 30분 현재 t당 8만3500달러로 74%나 뛰었다.

LME는 유동성이 적은 시기인 만큼 상당한 숏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강제로 숏스퀴즈에 나서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니켈 가격은 지난 5년 간 t당 약 1만1000달러 상승했는데, 이번 주에만 7만2000달러가 뛰었다.

용강리소시스의 쟝항 거래 책임자는 “미쳐가고 있다. 그 어떤 산업 펀더멘털도 안 먹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ME 거래 시스템은 통제 불능이며 개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전염이 다른 금속으로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자 LME는 지난 4일 알루미늄과 니켈의 증거금 비율을 8일 영업 종료 후부터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금속의 마지막 수단의 시장'이라고 자처하는 145년 된 LME로서는 이례적인 조치였다. 다만 거래자들이 니켈을 포함한 모든 주요 계약에 대한 인도 의무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이 문제를 잘 아는 사람들은 LME가 중국건설은행 자회사인 CCBI글로벌마켓에 대해 7일 마감인 마진콜의 수억 달러를 지불할 추가 시간을 줬다고 전했다. LME가 납부 유예를 해줬기 때문에 CCBI글로벌마켓은 공식 채무불이행(디폴트)은 면한 상태다. CCBI글로벌마켓의 디폴트 리스크가 모회사인 중국건설은행의 재무건전성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이 회사가 LME의 공개 호가 거래 플로어에 있는 브로커여서 이날 시장에도 영향이 파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부터 이미 공급 부족으로 강세를 보였고, 이로 인해 전반적인 원자재 부족에 대한 우려가 가중됐다. 니켈 가격 급등이 지속된다면 전기차 배터리 비용이 커지고, 에너지 전환을 복잡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러시아는 세계 최고 등급의 니켈 17%를 생산한다. 러시아는 전 세계 구리의 3.5%, 알루미늄의 5.4%, 니켈의 9.3%, 팔라듐의 42.8%를 생산한다. 점유율이 큰 품목일수록 공급난에 대한 우려는 크다.

시드니에 있는 컨설팅 회사인 마인라이프피티의 게빈 웬트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약간 과민 반응하는 경향이 있지만, 전쟁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품이 과대 평가됐다고 할 수 없다”고 현 상황의 심각성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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