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 약 57만 대를 판매하며 8개월 만에 역성장의 늪에서 벗어났다. 반도체 수급 불안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고, 경쟁력 있는 신차를 앞세운 점이 성장 요인으로 분석된다.
2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총 56만7211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2월(55만207대)보다 3.1% 증가한 수치다. 국내와 해외 판매 모두 전년보다 1.9%, 3.4%씩 늘었다. 5개사의 글로벌 판매 실적이 전년보다 늘어난 건 8개월 만이다. 지난해 7월 이후 5개사는 7개월 연속 역성장을 이어왔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5만3010대, 해외 25만1603대 등 세계 시장에서 총 30만461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2월보다 판매가 1.4% 늘었다. 제네시스 G80은 4655대, 그랜저 4490대, 팰리세이드 3900대 등이 팔렸다. 아이오닉5, 캐스퍼, 스타리아, GV60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했고, 반도체 부품을 유연하게 배분하며 수급 문제에 대응한 점이 플러스 성장으로 이어졌다.
기아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22만1152대를 판매했다. 국내와 해외 판매가 모두 늘었다. 스포티지가 2만4768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이어 셀토스가 2만4415대, 리오(프라이드)가 1만8427대로 뒤를 이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총 2만2851대를 판매했다. 전년보다 판매가 19.1% 감소했다. 2월 초부터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의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 공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전월보다는 판매가 77%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수출 실적은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총 1만1288대가 판매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견인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세계 시장에서 전년보다 56.8% 증가한 1만1513대를 팔았다. 수출은 7795대로 전년보다 126.3% 급증했다.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가 6783대 선적되며 수출 실적을 주도했다. 특히 XM3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체 수출의 54%를 차지했다.
쌍용자동차는 전년보다 153% 증가한 7082대를 판매했다. 1월 새로 출시된 뉴 렉스턴 스포츠&칸이 상승세를 이끌면서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1만 대가 넘는 출고적체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도 기록적인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5만242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2월(4만8333대)보다 8% 증가한 규모다. 2월 실적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치다. 2월까지 누적판매도 전년보다 9% 증가한 10만296대를 기록했다.
기아도 미국에서 전년 대비 2.3% 증가한 4만9182대를 팔았다. 하이브리드(HEV)와 순수 전기차(EV) 등을 포함한 친환경차 비중이 13%에 달했다. 순수 전기차 EV6는 현지 출시 이후 사상 최고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에 세운 종전 기록을 무려 181% 넘어섰다.
또 친환경 전용 SUV 니로를 비롯해 대형 SUV 텔루라이드, 3세대 K5 역시 지난달 괄목할 만한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판매에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