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세 번째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도래할 경우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p)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8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의 경제 원유의존도, 그 개선이 시급하다-국제유가 상승이 산업경쟁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1차 고유가 시기(2008년 4월∼8월), 2차 고유가 시기(2011년 2월∼2014년 8월)에 이어 사상 세 번째의 배럴당 100달러 시대로의 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지속할 시 올해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305억 달러(3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의 원유 의존도가 주요 경쟁국 대비 높아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비용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2020년 기준 한국은 경제 원유의존도(국내총생산 대비 원유소비량)는 5.70배럴로 OECD 37개 회원국 중 1위다. 경제 규모 순위는 10위지만 원유소비량 규모는 7위에 해당한다.
같은 해 기준 한국의 국민 1인당 원유소비량은 18.0배럴로 OECD 37개 회원국 중 4위를 기록했다. 3위는 미국(19.0배럴)이다. 일본(9.5배럴)과 독일(9.0배럴)은 한국의 1인당 소비량의 절반에 불과하다.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정유, 철강, 화학, 전력ㆍ가스ㆍ증기, 도로운송, 항공운송 등 부문에서 비용 상승 압력이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원유를 주요 원자재로 사용하는 정유 산업의 원가 상승률은 23.5%에 달해 산업 부문 중 비용 상승 압력이 가장 높았다. 철강과 화학 산업에서도 원가상승률이 각각 5.26%, 4.82%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유틸리티나 서비스 부문에서 에너지와 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의 원가상승률도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전력, 가스 및 증기 산업의 원가상승률은 20.19%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오일쇼크’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국제유가 변동에 민감한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원유ㆍ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이용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경제ㆍ산업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업의 수익성 악화에 대비한 비상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원자재 구매의 효율성 확보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