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주요 변수로 부상
인력난 심화·공급망 붕괴 위험
“연준이 금리 올려도 물가 못 잡을 수도”
올해 미국 경제가 삼중고에 직면하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력난, 공급망 붕괴가 심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올해 하반기까지 미국 경기둔화가 지속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예상한 4.3%보다 1.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WSJ는 지난 7~11일 기업, 학계, 금융계 전문가 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다수 노동자가 코로나19에 노출되면서 각 산업의 인력난이 심해지고, 공급망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병가가 늘어나면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인력난에 인건비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WSJ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오는 6월 평균 시급이 1년 전보다 4.9%, 12월은 4.7%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8% 급등해 1982년 6월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조사에 참여한 경제 전문가 3분의 2는 오는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절반 이상은 연준이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그 이상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작년 10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만이 3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40% 이상은 아예 금리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봤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를 올려도 물가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랜트손튼의 다이앤 스웽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쫓는 건 수십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해 더 빨리 금리를 올릴 경우, 공황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망 병목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면서 항만, 공장 등에서 생산과 수송 차질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설문자 절반 이상은 올해 하반기까지 공급망 붕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3분의 1은 내년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화물 운송 요금이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화물도 상당히 쌓여있다”며 “아시아 국가에서 실시하는 코로나19 방역이 공급 제약 요인이며, 이에 미국 재고 비축이 어려워져 당분간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