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72% “내 자리가 위태로워…가장 큰 걱정거리는 공급망 혼란”

입력 2021-12-2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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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혼란 등 대외 경영 리스크 위기의식 커져
기술업종 CEO 퇴사율 가장 높아...지난해보다 17% 늘어나
코로나 우려는 3% 불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항구 컨테이너 터미널 전경. LA/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항구 컨테이너 터미널 전경. LA/AP뉴시스
공급망 혼란을 비롯한 급변하는 대외 사업 환경 탓에 실직을 우려하는 전 세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역대급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경영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가 전 세계 10개 업종에서 연간 10억 달러(약 1조1886억 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진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내년 자신이 해고될 수 있다고 답했다.

CEO들이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울 것을 우려하는 것은 놀라울 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수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시작됐던 지난해 같은 조사의 응답률(52%)보다 대폭 늘어났다는 점에서 그만큼 현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이 얼마나 큰지를 시사한다. 자사 사업 모델 자체를 3년 안에 재정비해야 한다는 응답은 무려 94%에 달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총괄한 앨릭스파트너스의 시몬 프리클리 CEO는 “매우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면서 “공급망과 노동시장 혼란이 동시에 파괴적인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는 공급망 혼란과 노동시장의 변화, 디지털 등이 꼽혔다. 팬데믹이 2년째 이어지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자체는 올해 CEO들의 10대 고민 리스트에서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를 주요 걱정거리로 꼽은 CEO는 3%에 그쳤다.

주요 기업 CEO들은 지난해 전례 없던 팬데믹 상황에 가까스로 생존에 성공했지만, 올해엔 주주로부터 생존 유지가 아닌 성장 압박을 받고 있다. 프리클리 CEO는 “CEO들은 수년간 잘 작동해온 사업모델이 이제는 수익성이 없거나 회사 경영 목적에 맞지 않게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이에 기업들이 현지 또는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CEO의 퇴사가 많았던 업종은 기술 분야였다. 리서치 업체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올해 기술 분야에서 퇴사한 CEO는 지난해보다 17%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까지 올 한해 162명의 CEO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는 지난해 전체 기록(126명 퇴사)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것이다. 그만큼 업종 자체에서 변화의 필요성이 컸던 만큼 CEO의 교체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트위터다. 이들 회사의 창업자이자 CEO를 겸임했던 제프 베이조스와 잭 도시는 각각 7월, 11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소셜미디어가 본업이었던 트위터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등의 전략을 주도해온 파라그 아그라왈(37)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임 CEO로 선임했고, 전자상거래가 본업이었던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지대한 공을 세웠던 앤디 제시에 CEO직을 맡겼다.

다만 업종 전체로 확대해보면 아직 CEO들 사이에 짙어진 ‘실직 위기감’이 아직 대량 해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올해 11월 기준 퇴사한 미국 기업 CEO들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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