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급휘발유 시장이 커지면서 이 제품에 대한 차주들의 관심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고급휘발유를 넣어야 하는 차종은 한정적이다. 무턱대고 고급 휘발유를 사용했다가는 오히려 더 비싼 유류비만 지출하게 될 수 있다.
일반 휘발유와 고급 휘발유는 ‘옥탄가’를 기준으로 나뉜다. 옥탄가는 휘발유의 불완전 연소로 이상 폭발이 일어나는 현상인 '노킹 현상'에 대한 저항성을 의미한다. 고급 휘발유는 바로 이 노킹 현상을 막아주는 옥탄가가 94 이상인 제품이다. 현재 국내 정유사의 일반 휘발유 옥탄가는 91~93, 고급 휘발유는 99~100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각 차종은 목표 옥탄가 이상의 휘발유를 사용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다. 포르쉐 등 대부분 고가 수입차가 대상이다. 이들 차에는 옥탄가 99 이상의 고급 휘발유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 차들의 경우 고급 휘발유를 사용할 경우 소음 저하와 연비 향상 등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옥탄가가 낮은 일반 차에는 고급 휘발유를 사용한다고 확실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엔진에 부담을 주지도 않지만, 일반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전언이다.
반대로 고급휘발유가 필요한 차에 일반 휘발유를 사용한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목표 옥탄가보다 낮은 일반 휘발유를 사용하면 제대로 연소가 되지 않아 출력에 저하가 생기고 엔진 부식이 발생한다. 이는 결국 엔진의 수명을 단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한편 국내 고급 수입차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정유업계는 고급 휘발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최초로 옥탄가 102 이상인 초고급 휘발유 ‘울트라카젠’을 출시했다. 또 현재 15개소인 초고급 휘발유 취급 주유소를 내년 1월까지 3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지난 10월 고급 휘발유 ‘솔룩스플러스’를 출시했다.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찌꺼기를 줄이고, 엔진에 쌓여있는 찌꺼기를 제거해 엔진 내부를 깨끗하게 해준다는 제품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급 차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면서 고급휘발유의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고급 휘발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업계에서도 고객 니즈에 걸맞은 제품을 지속해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