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벤처 기업이 꾸준히 늘어 양적인 성장은 이뤄졌으나 질적인 성장은 아직이다. 혁신형 벤처기업 중 여성 기업의 비중도 여전히 낮고, 코스닥 기업 비중도 4.3%에 불과하다. 정책 자금, R&D 등 성별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 지원 사업에서 여성 기업이 혜택을 받는 비율이 낮다.”
한양대학교 임이숙 ERICA 경영학부 교수는 9일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21 여성벤처 정책포럼’에서 여성 벤처 기업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여성벤처협회가 개최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후원한 포럼은 더불어민주당 김경만, 이동주, 이성만, 정태호 의원, 국민의힘 양금희, 이영, 조명희, 최승재, 한무경 의원, 정의당 류호정 의원 등 10인의 여야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여성벤처기업 육성전략을 주제로, 공동주최한 국회의원과 함께 학계 전문가, 여성벤처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관련 정책 방안을 발굴ㆍ논의했다.
1세대 여성 벤처기업가인 이영 의원은 인사말에서 “2015년만 해도 2500여 곳에 불과하던 여성벤처기업이 올해 4000곳을 넘었다”면서도 “벤처 환경이 남성에게는 평평한 초원이라도 여성에게는 모래와 돌이 많아 넘기 어려운 언덕”이라면서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은 “여성 벤처 지원은 벤처창업 생태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적 지원이자 선제 투자”라면서 “한국이 패스트팔로워를 넘어서 퍼스트무버로 글로벌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여성 벤처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태호 의원은 “2020년 국내 여성 창업 기업은 약 69만 개로 당해 창업 기업 수의 47%를 차지하고, 일반기업보다 여성 고용률이 2배나 높다”며 여성 벤처 기업의 역할과 중요성을 내세웠다.
이날 포럼은 인사말과 임이숙 교수의 정책 발표, 종합 토론 순으로 이어졌다.
임이숙 교수는 이날 토론에서 여성 벤처ㆍ창업기업 현황 및 지원 정책 한계 분석을 통해 혁신형 여성벤처기업 육성으로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했다.
특히 “인적자본, 금융자본, 사회자본, 기업가 정신 자본을 분절적으로 지원하지 말고 전 과정을 관장해,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분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여성 특화 액셀러레이터 육성 △현 기술창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여성 운영사ㆍ창업 시 가산점 부여 △여성 벤처펀드 확대 △여성 네트워크 허브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어 진행된 종합 토론에서는 이춘우 기업가정신학회 회장이 좌장을 맡고 △김태규 에이벤처스 부사장 △김영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이사 △이승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옥형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정책과장이 참여했다.
김영환 연구위원은 “여성 벤처 기업이 지원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것이 아쉽다”며 “여성 창업의 다양한 특성과 차이를 인식하고, 이런 부분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세세한 정책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여성 유니콘 기업인 마켓컬리에 투자한 김태큐 에이벤처스 부사장은 “현장에서 여성 벤처 전체의 기업 자체가 적다고 느낀다”며 “여성 펀드를 꾸릴 때 투자자 모집 등 많은 어려움을 겪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지원이 활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