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자립 가속화, 韓과 수출 경쟁↑…"첨단기술 중심 지원 전략 필요"

입력 2021-12-07 11:00 수정 2021-12-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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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한ㆍ중 수교 30주년 무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한ㆍ중, 상호 경쟁구조로 재편"

중국의 기술자립이 가속하며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와의 수출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등 첨단기술 산업 중심의 수출 주력산업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7일 발표한 ‘한ㆍ중 수교 30주년 무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ㆍ중 무역구조가 과거 분업화를 통한 보완적 구조에서 상호 경쟁구조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1992년 수교 초기 64억 달러에 불과하던 한ㆍ중 무역 규모는 2020년 2415억 달러로 약 38배 증가했다. 우리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0%에서 24.6%로 크게 확대됐다. 수출은 27억 달러에서 1326억 달러로 49.1배, 수입은 37억 달러에서 1089억 달러로 29.4배 증가하면서 중국은 우리의 최대 수출대상국이자 수입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양국 교역 품목은 1992년 철판, 합성수지, 섬유 등 단순 경공업 및 중화학 제품 위주에서 2021년에는 반도체ㆍ합성수지ㆍ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중간재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됐다.

한편, 중국은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산업정책 시행으로 2010년 글로벌 1위 제조 강국으로 부상한 이후 제조업의 첨단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화학ㆍ일반 기계ㆍ자동차 등 중고위기술 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와의 수출 경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세계 중고위기술 산업에서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도지수는 2011년 0.347에서 2021년 0.390으로 0.043p 상승했다. 특히, 미ㆍ중 통상 분쟁이 본격화된 2018년부터는 아세안 시장에서 수출 경쟁이 크게 심화했다. 아세안 중고위기술 산업에서 한ㆍ중 수출 경합도지수는 2011년 0.369에서 0.427로 0.058p 상승했고, 같은 기간 첨단산업에서도 한ㆍ중 수출 경합도가 0.440에서 0.552로 0.112p나 올랐다.

수출 경합도지수는 두 국가 간 수출구조의 유사 정도를 측정해 경합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로,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양국 수출구조가 유사해 해당 시장에서 그만큼 경쟁이 치열함을 의미한다.

다만, 한ㆍ중 양국 교역에서 산업별 특화 정도를 살펴보면 첨단기술 산업 중 반도체 등을 포함한 전자ㆍ통신 분야의 무역특화지수는 2011년 0.212에서 2021년 0.273으로 상승해 여전히 우리나라가 중국 대비 ‘상대적 경쟁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자ㆍ통신 제품의 수입단가 대비 수출단가는 2011년 1.8달러에서 2021년 10.5달러로 크게 상승하며 품질 우위 심화와 첨단기술 수출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끌었다.

무역특화지수는 양국의 교역에서 산업 특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1에서 1 사이의 값을 지니며 1에 가까울수록 수출에 특화된 상태, -1에 가까울수록 수입에 특화된 상태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한ㆍ중 분업관계와 무역구조도 고위기술산업 중심으로 고도화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양국의 수출 경쟁이 주요국뿐 아니라 제삼국 시장까지 심화하고 있다”라면서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도 높아 철저한 공급망 관리와 중국 정책과 생산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전보희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첨단기술 견제는 중국 산업의 기술력 향상과 중간재 자급률 제고를 가속하는 계기가 됐다”라면서, “우리나라도 중국의 독자기술 개발과 중간재 국산화에 대비해 수출 주력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 수립이 시급하며 기술 전문인력 확대와 기술안보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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