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11월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5% 감소했다. 르노삼성의 수출을 제외하면 이들의 국내외 판매는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1일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6만2071대, 해외에서 25만531대 등 총 31만2602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1% 감소한 규모다. 국내 판매는 11.4%, 해외 판매는 18.4% 줄었다.
기아 역시 국내에서 4만6042대, 해외 17만6190대 등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감소한 22만 2232대를 파는 데 그쳤다. 국내 판매는 8.9%, 해외는 14.3% 감소했다.
한국지엠도 사정은 비슷하다. 무엇보다 내수 판매가 급감했다.
지난달 한국지엠의 국내외 판매는 총 1만2274대에 그쳐 전년 대비 42.6%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2617대(-60.1%), 수출은 9657대(-34.9%)였다.
다만 반도체 공급난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전월(10월)과 비교해서는 판매량이 78.5% 증가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수출은 전월 대비 121.0% 늘었다.
르노삼성은 수출로 버티고 있다. 프랑스 본사의 지원을 받아 반도체를 넉넉하게 확보한 덕에 전년 대비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내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 감소한 6129대에 그쳤지만, 수출은 1만1743대에 달했다. 전년 대비 1250% 급증한 규모다. 수출 효자 모델은 역시 XM3다. 지난달까지 유럽 누적수출 5만 대를 달성하며 르노삼성의 실적을 견인 중이다.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쌍용차는 지난달 8778대를 판매해 작년 동월 대비 26.0%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6277대로 작년 동월보다 32.3% 감소했다. 다만 수출 감소 폭(-3.4%)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현재 쌍용차의 출고 대기 물량은 약 1만2000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5사의 전체 국내 판매를 따져보면 작년과 비교해 14.2% 감소했다. 수출을 포함한 해외판매 역시 15.2% 줄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이 9~10월 저점을 통과했지만, 회복세는 더디게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하고 “코로나19 변이종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다시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