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손잡고 출범한 모빌리티 플랫폼 ‘우티(UT)’가 통합 출시 한 달을 맞았다. 2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사용자 수는 정체하는 모습이다.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이 불편하고 결제 과정도 복잡하다는 사용자 불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1인자’ 카카오는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하는 분위기다.
1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UT 애플리케이션(앱) 일간 이용자 수(DAU)는 평균 4만5701명을 기록했다.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Uber)와 티맵모빌리티의 합작회사인 UT는 지난달 1일 통합 앱을 출시했다. 티맵의 내비게이션 기술과 우버의 플랫폼 기술을 결합하고, 승객이 입력한 목적지에 따라 요금을 계산해 탑승 전에 이용 요금을 확정하는 ‘사전 확정 요금제’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일별로 보면 출범 첫날인 지난달 1일 DAU가 6만1778명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통합 앱 출시 직후 이틀간 다운로드 수가 전달 대비 14배 가까이 늘어나며 4만 건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출시 첫 주 DAU는 3만 명대로 떨어졌다. 최근 UT 앱 DAU는 4만~5만 명대를 유지하는 추세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따라 택시 수요가 늘고 UT가 통합 출범 초기 이용자를 잡기 위해 11월 한 달간 이용요금 20%를 할인하는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음에도 UT 앱의 유의미한 이용자 증가세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사용자들은 앱 사용이 불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복잡하고 택시 호출이 불안정하다는 불만이 주로 제기되고 있다. 사용자 위치 정확도가 떨어지는 데다, 배차된 택시와 실시간 소통이 어려워 택시기사와 승객이 엇갈린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복잡한 앱 때문에 아예 UT를 사용하지 않는 택시기사도 많아지면서 호출 가능한 택시 수가 부족해지는 게 아니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한 이용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UT 리뷰를 통해 “급해서 택시를 부르는 건데 매번 10분 이상 먼 거리 택시를 붙여준다”며 “택시기사님도 작동을 어려워하시고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적었다.
또한 호출과 동시에 요금이 결제되는 시스템도 지적의 대상이 됐다. 선결제 요금이 자동으로 결제됐다가 택시에서 내릴 때 선결제 요금을 환불하고 실제 금액을 결제하는 구조인 만큼, 결제가 여러 번 이뤄져야 해 복잡하다는 것이다. 배차가 취소될 때마다 매번 새로 결제가 이뤄지는 점도 불편하단 지적도 나온다.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의 카카오 독주 체제를 막기엔 어려운 셈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의 지난달 DAU는 평균 139만5829명으로 집계됐다. 월초 120만 명 대였던 DAU는 160만 명대까지 치솟으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마찬가지로 사업 확장을 예고한 ‘타다’의 경우 DAU는 9203명을 기록했다.
게다가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택시 호출 시장에서 사업 영향력을 키우면서 UT의 ‘독자노선’은 더욱 좁아지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타다와 제휴를 맺고 타다 가맹기사도 카카오T 호출을 정식으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반반택시(코나투스), 마카롱택시(KST모빌리티) 등 중소 택시 플랫폼 기업과 호출 제휴를 맺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UT가 모빌리티 플랫폼 ‘대항마’로 자리 잡으려면 더욱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UT의 강점은 기술력이어야 하는데 그런 점이 업데이트에서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며 “개선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