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내년에도 코로나 백신 글로벌 생산기지 ‘예약’

입력 2021-11-24 15:13 수정 2021-11-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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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내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전망이다. 팬데믹(대유행)의 장기화로 백신 수요가 지속되면서 위탁생산(CMO) 파트너로 한국을 점찍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2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국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모더나 등 총 5종의 백신에 대한 위탁생산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물론 러시아와 인도까지 다양한 국가가 국내 기업에 백신 위탁생산을 의뢰했고, 2022년에는 더욱 활발한 생산·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인도 제약사 자이더스 캐딜라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자이코브-디(ZyCoV-D)'의 기술이전 계약을 전날 발표하며 백신 위탁생산 대열에 합류했다. 자이코브-디는 인도 의약품관리국(DCGI)이 올해 8월 긴급사용승인한 DNA 백신으로, 다른 백신들과 달리 3회 접종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계약으로 엔지켐생명과학은 자이코브-디의 원액과 완제를 내년부터 생산·공급한다. 한국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브루나이,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8개국 독점 판매권도 확보했다. 회사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및 원액의 충진·포장이 가능한 국내 기업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전체 계약규모와 정확한 컨소시엄 참여자는 비밀유지계약에 따라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기술이전과 생산설비, 원부자재 조달 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연간 8000만 도즈 이상을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를 생산하는 한국코러스 컨소시엄은 본격적인 상업생산 물량 수출이 임박했다. 한국코러스와 지엘라파를 주축으로 구성된 이 컨소시엄에는 이수앱지스, 보령바이오파마, 종근당바이오, 큐라티스, 제테마 등이 속해 있다. 공개한 예정 생산 물량은 5억 도즈 규모다.

한국코러스 관계자는 "우선 연내 750만 도즈가 해외 공급될 예정"이라며 "상업생산이 순조로운 만큼 이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훨씬 많은 물량의 수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후발주자인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은 아직 시생산 단계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휴메딕스, 보란파마가 참여했으며, 생산을 맡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대규모 설비를 도입해 수주 규모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컨소시엄과 별개로 1회 접종하는 '스푸트니크 라이트' 위탁생산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지난 5일 체결했다. 연내 충북 오송의 메인 백신센터를 완공하고, 10만4000ℓ의 대규모 백신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밸리데이션 등 상업물량 공급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스푸트니크V는 물론 스푸트니크 라이트 위탁생산 수요까지 확보해 대량 생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의 완제 위탁생산을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쪽짜리'란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mRNA 백신의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원액 생산을 위한 cGMP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을 제외한 나라에 수억 도즈 분량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모더나와 협의했다. 초도 생산물량 243만5000도즈가 지난달 국내에 먼저 공급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 (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안동 공장의 원액 생산시설 일부를 CEPI가 지원하는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우선 활용하는 시설사용계약을 내년 말까지 연장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추가적인 수주가 기대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노바백스 백신의 생산 계약은 우선 올해 연말까지로, 현재 계약 연장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생산설비 확충을 위한 안동공장 증설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나 노바백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제안이 들어온다"면서 "EU-GMP(유럽연합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를 획득한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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