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순수 전기차(EV) 영역을 대형 SUV까지 확대한다. 미국 LA 현지 모터쇼에 각각 관련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반응을 살핀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17일(현지시각) 미국 LA모빌리티쇼에서 각각 대형 전기 SUV 콘셉트카 SEVEN(세븐)과 EV9을 공개한다.
먼저 현대차는 앞서 지난 4일 부분 이미지를 공개했던 세븐 콘셉트를 현지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현대차가 추구하는 대형 SUV 전기차의 디자인과 기술 비전을 담았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실내공간을 구석구석 활용한 아이디어도 특징이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안락한 시트 배치와 여유로운 공간 활용성을 통해 거주 공간(Living Space)을 주제로 했던 아이오닉 5 실내 디자인보다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거듭났다"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차량 실내에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한다.
앞서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브랜드(아이오닉)를 선보이면서 아이오닉 5와 6, 7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중형 세단 콘셉트인 아이오닉 6는 내년 양산형을 선보인다. 이날 공개한 세븐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양산 차 아이오닉 7은 이르면 2024년께 등장한다.
기아 역시 같은 급의 대형 SUV '더 기아 콘셉트 EV9'을 공개한다.
전기차 가운데 이례적으로 3열 시트를 갖췄고, 현대차의 세븐 콘셉트와 같게 실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EV9 콘셉트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앞세웠다.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바다 폐기물을 재활용 소재로 만들었다.
차량의 바닥부에 바다에서 건진 폐어망을 사용했고, 좌석 시트에는 재활용된 폐플라스틱 병과 양털 섬유를 혼합해 활용했다.
여기에 동물 가죽이 아닌 '비건 가죽'(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대체 가죽)을 내장재로 사용했다. 기아는 단계적으로 모든 차량에서 동물 가죽 사용을 완전히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선보인 EV6가 현대차 아이오닉 5보다 크고 무거웠던 것처럼, 같은 맥락에서 기아가 선보이는 EV9 콘셉트 역시 현대차 세븐과 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앞서 공개된 부분 이미지를 보면 대담함이 눈길을 끈다. 3세대 K5 등장 때부터 과감하고 공격적인 디자인 패턴에 뛰어든 기아는 순수 전기차 시대에서도 과감한 도전을 주제로 삼았다.
기아 북미법인은 이를 두고 “직관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초현대적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하반기 기아에 합류한, BMW 출신의 디자이너 ‘카림 하비브’가 본격적인 주제와 콘셉트를 주도한 모델로 알려져 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행사를 포기했던 LA 모터쇼는 올해부터 다양한 첨단 IT 기술과 미래 차 기술을 모아 공개한다. 시대 흐름에 맞춰 모터쇼 대신 행사 이름도 모빌리티쇼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