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편의점과 SSM(기업형 수퍼마켓) 의 희비가 엇갈렸다.
편의점은 1년 만에 2500개 가량 점포수를 늘리며 슬세권(슬리퍼 생활권) 수혜주로 떠올랐다. 반면 SSM은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데다 이커머스의 온라인 장보기 공세로 매장수는 물론 점포당 매출마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SSM은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빠른 배송을 도입하며 생존을 위한 변화에 나섰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변화한 소비 행태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월별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주요 편의점 3사(GS25, CU,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4만1843개로 작년(3만9352개) 같은 기간보다 2491개 증가했다.
당초 편의점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성장세가 예상된 바 있다. 편의점이 예상과 달리 선전한 배경은 주거지역 근접 유통 채널로서의 역할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실제 편의점들은 특정 브랜드 편의점에서만 판매하는 기획상품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데 성공했다. CU가 지난해 선보인 곰표 밀맥주가 대표적이다. 곰표 밀맥주는 한동안 품절 대란이 일어났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여기에 과일, 샐러드를 비롯한 신선식품으로 무장하면서 굳이 대형마트를 가지 않아도 편의점에서 장보기가 가능토록 한 점도 편의점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올해 9월 편의점 3사의 점포당 매출액은 5306만 원으로 전년(5175만 원) 동기 대비 2.5% 늘었다.
외식업체와 달리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에서도 제약없이 운영이 가능한 점도 편의점의 성장에 일조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많은 식당이 문을 닫는 상황이 발생하자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편의점에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편의점과 달리 SSM의 점포 수는 줄어들었다. 올해 9월 말 기준 주요 SSM(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 GS더프레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4사의 점포 수는 1113개로 전년(1158개) 동기 대비 45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점포당 매출액은 3억5900만 원으로 작년(4억1100만 원) 같은 기간보다 12.7%나 줄었다.
SSM의 부진은 편의점 성장, 온라인 장보기 이용자수 증가 등이 맞물린 데 따른 결과다. 재난지원금 사용처에 지정되지 못한 점도 SSM에 적잖은 타격이 됐다.
SSM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SSM들은 폐점과 매출 감소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롯데슈퍼는 '가맹사업 확대'를 대안으로 내걸었다. 롯데슈퍼는 ‘제63회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에 SSM 업계 중 최초로 참여를 결정했다. 박람회를 통한 신규 가맹점 확보에 나선 것이다.
고객 편의를 위해 퇴근길 1시간 배송 서비스 대상 지역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 기업도 있다. GS더프레시는 배달 전용 주문 모바일 앱 우딜을 통해 기존 배달 속도보다 11분 단축한 ‘49분 번개배달’을 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올해 초부터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 운영 중이다. 올해 7월 기준 즉시배송 서비스 매출은 서비스 시행 초기 대비 275% 넘게 증가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올해 8월 1~3시간 이내 배송을 목표로 하는 '스피드 e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