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로 펼칠 ‘꿈같은 미래’ 실현 과제는

입력 2021-10-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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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웹 능가하는 컴퓨터 플랫폼 혁명
기존 컴퓨터 시스템·기술의 획기적 업그레이드 필요
사생활 보호·정신건강 우려 해소도 요망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6일 열린 2021 메타버스 코리아 행사에서 한 관람객이 가상현실(VR)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6일 열린 2021 메타버스 코리아 행사에서 한 관람객이 가상현실(VR)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인간은 줄곧 현실 세계에 있었지만, 하이테크 업계 선구자들은 다른 옵션을 꿈꾸고 있다. 즉, 우리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디지털 아바타가 각각의 커뮤니티와 전 세계 각지에서 함께 일하고 쇼핑하며 수업에 참석하고 같은 취미를 즐기는 가상세계, 즉 ‘메타버스’다.

그러나 메타버스로 펼쳐질 이런 꿈같은 미래를 실현하려면 기존 컴퓨터 시스템과 기술에 대한 획기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며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대한 우려도 해결해야 한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또 메타버스 세계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사람들이 현실 세계를 회피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미 몰입형 비디오 게임과 가상 콘서트를 통해 사람들은 메타버스의 맛을 일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라고 불리는 이 가상공간이 지금보다 훨씬 더 사람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세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복잡한 3차원(3D) 그래픽 구현으로 현실 세계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은 물론 현재 상상으로만 가능한 일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잠옷 차림으로 달을 걷거나 투수 마운드에 서서 야구를 관전하기, 환상의 동물 유니콘이 되는 등 메타버스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마크 위튼 유니티소프트웨어 수석부사장은 “메타버스는 전 세계가 이제껏 본 컴퓨팅 플랫폼 중 가장 큰 혁명이 될 것”이라며 “이는 모바일, 웹 혁명보다 큰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티는 메타버스 콘텐츠를 만드는 도구와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그 밖에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와 게임 대기업 로블록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에픽게임즈,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를 향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흔한 단말기로 이 광대한 새 영역에 진입할 수도 있지만, IT 업계 관계자들은 메타버스 전용 안경형 단말기를 사용하면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시판되는 가상현실(VR) 헤드셋을 닮았지만, 부피는 작아지고 착용감도 훨씬 쾌적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사용자가 가상 물체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촉각 기기나 인간 신체활동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전 방향 러닝머신도 메타버스의 주요 하드웨어가 될 전망이다.

다만 메타버스가 이륙하려면 컴퓨터 시스템의 대폭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한데 여기에는 보다 고도의 계산 능력이나 고품질의 그래픽, 더 나아가 메타버스의 한 지역에서 다른 곳으로 매끄럽게 이동하기 위한 보편적 프레임워크 등이 포함돼야 한다. 또 숙련 개발자는 물론 누구나 독자적인 가상공간이나 체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간단한 프로그래밍 툴도 필수적이다.

VR과 증강현실(AR) 등 메타버스 필수 분야에서 30여 년간 종사한 아비 바지브 키홀 공동설립자는 메타버스 실현에 앞서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로 사생활 보호를 꼽았다. 키홀은 2004년 구글에 인수돼 구글어스의 모태가 된 기업이다.

바지브는 “우리가 지금까지 구축한 대부분의 디지털 소비자 데이터는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것보다 훨씬 몰입도가 큰 메타버스에서 이는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메타버스 기술은 TV나 인터넷보다 10배 더 강력하다”며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올바른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추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신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게이머 정신건강을 연구하는 캐나다 심리학자 레이첼 코워트는 “현실 세계보다 메타버스에서 사는 것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어린이는 그 위험이 한층 높다. 어린이는 세상에서의 행동이나 관계를 맺는 방법을 주로 동료나 사회적 교류를 통해서 배운다”고 경고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슬레이트는 “페이스북은 5년 안에 메타버스를 구현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소셜미디어가 어린이들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데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어떻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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