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조선 3사(현대중공업그룹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간 인재 영입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은 예년 대비 2배 규모의 인재를 채용한다.
늘어난 선박 건조 물량에 대응할 뿐만 아니라 친환경 선박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1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하반기 조선 분야에 대졸 신입사원 2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 규모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2배가량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와 조선 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현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서류 접수는 지난달 말 마감했다. 채용 분야는 생산 관리 및 지원, 안전 등 다양하다.
대우조선해양 또한 대졸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설계, 생산 관리뿐만 아니라 스마트 야드, 스마트 선박 등 연구개발 인력도 뽑는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5차례에 걸쳐 용접, 선박전기 등 여러 분야에서 작업기술생을 모집했다.
조선 3사는 당장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 작년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외적 불확실성 여파로 수주한 선박 수가 적어서다.
조선사들은 통상 1년간의 설계 과정을 거친 후 본격적인 선박 건조 작업에 돌입한다.
인재를 채용할 여유도 적다. 후판 등 재료 가격 급등으로 한국조선해양(-8973억 원)과 삼성중공업(-4379억 원), 대우조선해양(-1조74억 원) 모두 올해 2분기 적자에 머물렀다.
악조건 속에서도 조선 3사가 인재를 대거 뽑는 이유는 올해 대규모 수주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130%), 대우조선해양(104%)은 일찌감치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95%) 또한 이른 시일에 수주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계속되는 인력 이탈도 조선사들이 채용을 진행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업황 부진 영향으로 조선사들의 인력 규모는 예년보다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올해 6월 말 기준 6508명이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3명 줄었다.
삼성중공업(9678명), 대우조선해양(8794명) 직원 수는 각각 369명, 685명 감소했다.
환경 규제 또한 조선사들의 채용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해사기구(IMO) 등 주요 기관과 국가들은 탄소 배출 규제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조선사들은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자 친환경 선박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조선해양은 한국선급과 손잡고 수소선박에 대한 세계 첫 국제표준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도 친환경 선박 개발에 나서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일본 등 경쟁국들은 최근 친환경ㆍ스마트 선박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라며 “시장 선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인재 영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