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8인치 파운드리 호황에 관련 인재를 찾는 반도체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27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내달까지 사업성장 기획을 담당할 경력 직원을 충원한다.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신사업 개발 및 제휴 협력 업무도 맡게 된다. 전략기획, 인수ㆍ합병(M&A), 기업 가치평가 직무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다.
2018년부터 진행된 중국 우시(無錫) 공장 이전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현지 사업을 최적화하기 위한 작업으로 분석된다. 중국엔 수천 개에 달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고객사가 자리 잡고 있어 신규 사업기회가 무궁무진하다.
앞서 SK하이닉스는 6월 말 8인치 파운드리 업계 및 공급망 관리(SCM) 현황 등을 조사ㆍ분석하는 경력직 인재를 채용하는 등 본사와 자회사를 아울러 인력 충원에 한창이다.
DB하이텍 역시 현재 파운드리 공정기술, 파운드리 연구ㆍ개발(R&D) 부문에서 신입사원을 모집 중이다. 지난달엔 파운드리 공정 전략을 수립하고 신규 고객을 발굴할 전략 마케팅 경력 인재도 충원했다.
인재 수혈의 가장 큰 목적은 현재 지속하고 있는 업황 호황에 대응하는 것이다. 8인치 파운드리에선 장기간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는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 구동드라이버IC(DDI), 전력관리칩(PMIC), 차량용 반도체 제품 등을 주력으로 위탁 생산한다.
실제로 이들 업체에선 올해 큰 폭의 수익성 성장이 이뤄졌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상반기 3467억 원, 761억 원의 매출액과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2년 만에 순이익이 160% 성장했다. DB하이텍 역시 2분기 사상 최대 매출(2747억 원)을 기록했고, 30%에 육박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거뒀다.
여기에 최근 나온 인력 공고의 경우 시장을 전략적으로 분석하고, 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찾는 데 방점이 찍혔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이는 호황이 지나간 다음 시기에 대해서도 선제 준비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인치 파운드리는 12인치에 비해 구식공정인 만큼, 시장 상황이 변화하면 미세화 기술이나 사업 다각화 등의 요인에 따라 업체별 판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발간한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세계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3위권 이하 파운드리업체의 실적이 최근 크게 개선됐고, 그 기조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라며 “그러나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미세화 공정을 요구하는 수요처 역시 지속해서 발전된 공정을 요구하고 있어, 중하위권 파운드리업체 역시 중장기적으로 상당 규모의 투자부담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