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제조법 위반으로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승인 절차를 중단한 가운데 휴온스글로벌이 ‘스푸트니크V’의 시생산을 시작했다.
17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휴온스의 모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이달 초 국내에서 스푸트니크V의 시생산을 시작했다.
컨소시엄에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휴메딕스, 보란파마 등이 참여하고 있는데 스푸트니크V 백신 위탁생산과 관련해 러시아국부펀드(RDIF)와 총 수십 억 도즈 물량 계약을 논의 중이다. 우선 올해 말까지 월 2000~3000만 도즈의 스푸트니크V 또는 라이트 백신이 생산되고 설비 증설이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월 1억 도즈 이상의 물량이 생산될 전망이다.
앞서 러시아 현지 언론 모스크바 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WHO가 스푸트니크V 백신 제조 공장 중 한 곳이 백신 생산 표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해 제조법 위반으로 스푸트니크V 백신의 승인 절차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에 따르면 WHO 검사관들은 백신 안전성이나 효능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고 제조법 위반이 백신의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푸트니크V는 전 세계 71개국의 허가를 받아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다음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등 주요 규제당국의 승인을 아직 받지 못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스푸트니크V의 허가신청에 앞서 사전검토를 진행 중이다.
스푸트니크 V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 연구소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으로,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코로나19 예방 효력이 91.6%에 달한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주목받았다.
스푸트니크V의 국내 허가권과 판권은 휴온스가 보유하고 있고 모회사인 휴온스글로벌과 관계사 휴메딕스는 스푸트니크V 글로벌 위탁생산(CMO)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보다 먼저 스푸트니크V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지엘라파ㆍ한국코러스 컨소시엄은 지난 4월부터 이수앱지스가 시생산을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