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관계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에도 영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위원회가 중국의 방해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북제재위원회의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페이퍼컴퍼니(실체가 없는 서류상 기업)와 선박 위장 등의 수법으로 제재를 계속 피하고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강화를 추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소식통은 중국이 보고서에 담긴 조사 결과에 의구심을 제기하거나 협력을 꺼리면서 해당 보고서 초안 작성에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중국 정부는 위원회의 질문에 형식적으로만 답변하는 것은 물론 중국해역에서 조업 중 대북제재 회피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에 대한 조사를 방해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대북제재위에서 활동하는 중국 외교부 관리 리샹펑은 보고서에서 대북제재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대만 표기를 문제 삼기도 했다. 그는 각주에서 대만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회사 이름을 언급할 때 ‘중국 대만 지구’라는 표현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일련의 방해 활동을 이어가는 사이 북한이 도발 행위를 계속하면서 주요 국가들이 유엔 측에 북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데 점점 주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WSJ은 중국이 대북제재위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일련의 상황으로 분석했다. 이미 중국과 미국은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 활동에서 마찰을 빚어왔다. 그 결과 유엔 안보리가 미얀마 군사 쿠데타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데 그치게 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WHO 차원의 대응 시스템을 수렁에 빠뜨렸다고 WSJ은 지적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대북제재위의 조정관으로 활동한 휴 그리피스는 중국의 대북제재위 방해가 근시안적이라며 대북 제재와 관련해 “이것은 단지 미국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문제”라면서 “북한 지도부가 중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중국에 역풍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