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눈물’...2조 잃고 인도 시장서 철수

입력 2021-09-10 14:05 수정 2021-09-1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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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2.3조원 영업손실 기록해
인도 시장 스즈키·현대차가 점유율 60% 넘게 차지
높은 관세율 등으로 외국차에 불리한 시장 구조
인도 철수 후 중국시장에 집중할 듯

▲포드 로고. AP뉴시스
▲포드 로고. AP뉴시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가 인도에서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포드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인도 내수용 차량의 생산을 즉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부 구자라트주 사난드 조립 공장은 올해 4분기까지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줄여나가고 자동차와 엔진을 제조하는 남부 첸나이 공장도 내년 2분기까지 폐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드 인도 법인인 포드인디아는 지난 10년간 20억 달러(약 2조33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그간 수익이 사실상 전혀 없는 시장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미 지난 1월 포드는 100년 넘게 이어져 왔던 브라질 현지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팔리 CEO는 이날 성명에서도 "우리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적절한 영역에서 성장하고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어렵지만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인도에 상당한 투자를 했음에도 포드는 지난 10년간 20억 달러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신차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약했다"고 언급했다.

이미 기록한 손실에 더해 인도 시장을 빠져나오는 비용 역시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이번 생산 중단으로 약 4000명의 직원이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면서 이들의 구조조정 비용이 올해 6억 달러, 내년에는 12억 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포드는 인도를 포함한 전 세계 전체 구조조정 비용이 총 22억~2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드는 약 100년 전인 1926년 인도에 첫 매장을 열었다. 이후 1950년대에 인도 시장에서 철수했다가 1990년대 초반에 다시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한때 중국과 함께 유망한 시장으로 손꼽혔다. 이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잇달아 인도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이미 마루티스즈키와 현대차가 가성비를 무기 삼아 60%가 넘는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 자동차가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어려운 구조였던 것. 여기에 휘발유 차량에 최고 28%의 세금이 붙는다는 것도 외국 자동차 업체에는 부담이었다.

이에 도요타는 지난해 높은 관세율 등을 이유로 인도에서 더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할리 데이비드슨은 인도 시장에서 철수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일찌감치 2017년에 인도 시장에서 빠져나왔다. 포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달 기준으로 1.42% 정도다. 인도 시장 철수를 결정한 포드는 향후 중국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포드의 인도 시장 철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해외 기업 현지 생산 장려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에도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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