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생, 18세 되면 나랏빚 1억 원 부담…"국가채무 증가속도 우려"

입력 2021-08-30 06:00 수정 2021-08-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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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가능인구 1인당 국가채무, 2038년 1억 원 돌파 전망…재정 건전성 관리 시급

국가채무가 빠르게 증가해 올해 태어나는 신생아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면 1억 원 넘는 나랏빚을 짊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30일 발표한 ‘국가채무 증가와 생산가능인구당(15~64세) 부담액’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가채무 증가 속도(2014~2019년, 연평균 6.3%)가 지속하면 1인당 부담해야 할 국가채무가 2038년에 1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어 2047년에는 2억 원을, 2052년에는 3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국가채무는 847조 원으로 명목 GDP 대비 44.0%를 기록했다. 국가채무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상환의무를 가지는 빚을 의미한다.

국가채무비율은 2018년까지 GDP 대비 35.9% 선을 유지했지만, 2019년 37.7%로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지출 급증으로 한 해에만 국가채무가 124조 원이나 늘었다. 국가채무비율도 그간 과거 정부의 재정 건전성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40% 선을 훌쩍 넘어섰다.

기획재정부 전망에 따르면 올해에도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따른 국가채무 급증세가 지속하며 국가채무비율이 47.2%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연도별 국가채무 및 국가채무비율 추이  (사진제공=한경연)
▲연도별 국가채무 및 국가채무비율 추이 (사진제공=한경연)

한경연은 코로나19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속도를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평가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도 7월 22일 한국의 급속한 국가채무 증가를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지적한 바 있다.

한경연은 향후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연평균 6.3%로 둔화한다 하더라도, 국가채무는 2020년 말 847조 원에서 △2030년 1913조 원 △2040년 3519조 원 △2050년 6474조 원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더해지면서 미래에 국민이 짊어지게 될 국가채무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2019년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말 3736만 명에서 △2030년 3395만 명 △2040년 2865만 명 △2050년 2449만 명으로 꾸준히 감소할 전망이다.

▲연도별 생산가능인구 전망치  (사진제공=한경연)
▲연도별 생산가능인구 전망치 (사진제공=한경연)

한경연이 최근 국가채무 증가속도와 생산가능인구 전망치를 기준으로 예상한 생산가능인구 1인당 국가채무는 2020년 말 기준 2267만 원에서 2038년 1억502만 원으로 늘어나고, △2047년 2억1046만 원 △2052년 3억705만 원 등으로 꾸준히 불어날 전망이다.

한경연은 “올해 태어난 신생아가 18세가 돼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부담해야 할 1인당 국가 빚이 이미 1억 원을 돌파함을 의미한다”라며 “이대로라면 미래세대는 막대한 빚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장기적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한국형 재정준칙’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10개월이 지나도록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재정준칙 법제화가 지연되는 동안에도 재정지출은 꾸준히 증가해 올해 말에는 국가채무비율이 GDP 대비 47.2%, 통합재정수지적자는 GDP 대비 4.4%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를 ‘한국형 재정준칙’ 계산 식에 대입하면, 결괏값이 1.15로 기준치(1.0 이하)를 넘어서게 돼 재정 건전성이 훼손된다.

▲생산가능인구 1인당 국가채무 전망치  (사진제공=한경연)
▲생산가능인구 1인당 국가채무 전망치 (사진제공=한경연)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증가속도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면서 “자녀세대에게 과도한 빚 부담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재정준칙 법제화 등 엄격하고 체계적인 재정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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